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은 한 환자가 5개월 넘게 각종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며 보건 당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 47번 환자였던 박현 부산대 기계공학과 겸임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완치 판정받고 퇴원한 지 165일째가 됐지만 여전히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3월 이후 브레인 포그(Brain Fog) 상태가 지속되면서 가슴과 복부 통증, 피부 변색, 만성 피로 등 다양한 후유증 증상을 겪었다고 박 씨는 고백했다.
박 씨는 "머리가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하면서 기억과 집중이 힘든 브레인 포그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가슴과 복부 통증도 반복적으로 나타나 누워서 쉬어야 하거나 속 쓰림 증상을 겪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부가 검붉은 색으로 변했던 것은 많이 나아졌지만 요즘도 갑자기 보라색으로 변하거나 점이 생기기도 한다"며 "만성피로도 여전히 좋았다가 나빴다를 반복하면서 예측 불가의 상황까지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또한 "컨디션이 좋은 날은 한 시간 산책으로 체력 관리를 하려고 하는데 요즘도 마스크를 안 쓰고 산책 나오는 사람들이 꽤 많다"며 "완치자라는 말에 중, 장기 후유증을 겪는 회복자들이 많다는 걸 모르고 아직도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 씨는 다양한 증상이 지속해도 보건당국과 병원에서는 후유증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는 '환자'라고 표현하는 반면 한국만 '확진자'라고 표현하고 또 다른 나라에서는 '회복자', '회복환자', '생존자'라고 표현하는데 한국만 '완치자'라고 표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입원 때 의사 선생님 말씀이 치료 약이 없어서 결국은 혼자 스스로 자기 면역으로 싸워 이기는 방법밖에 없고 제공하는 산소와 약은 그냥 싸우기 좋게 약간 도와줄 뿐이라고 했다"며 "한국 질병관리본부와 의료진은 아직 제대로 알지 못하는 후유증도 결국 나 스스로 극복할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씨는 올해 3월 퇴원 이후 고신대복음병원, 동래구보건소 등에 감사 인사를 전하며 환자들을 응원하는 편지를 보내 화제가 된 인물이다. 이후 자신의 치료과정과 후유증을 소개하는 글을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리면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해당 글은 접한 네티즌들은 박 씨에게 '완전한 회복을 빈다', '많은 국민이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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