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넉 달째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답보 상태에 빠지자 야당 측 정치권이 증거인멸 기회만 제공하고 있다며 맹비난을 가했다.
미래통합당 부산시당은 18일 김미애 성추행 진상조사위원장 명의 성명서를 통해 "부산경찰청은 오거돈 전 시장 성추행 사건을 즉각 검찰로 송치해 철저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거돈 전 시장이 스스로 성범죄 가해자임을 고백하는 기자회견을 한 이후 100여 일이 지났지만 경찰 수사에는 진척이 없다"며 "경찰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려는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건에 대해 경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신속한 보강수사를 통한 영장 재청구 요구가 있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며 "오히려 증거인멸의 기회만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신임 김창룡 경찰청장 청문회를 앞둔 날에는 텅 빈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촌극을 연출하며 청문회용 정무 수사라는 비난까지 받았다"며 "당시 비판 여론에 수사 마무리를 위한 절차라고 해명했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통합당은 이번 사건을 업무시간에 집무실에서 계획적으로 이뤄진 범행이라는 점, 사건 발생 후 정무라인에서 협의를 시도한 정황 등을 고려했을 때 명백한 권력형 성범죄라고 규정했다. 또한 총선을 앞두고 사퇴 시기를 청와대와 조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통합당은 "국민들은 시간 끌기, 정무적 뒷북 수사에 실망을 넘어 분개하면서 피해자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여러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신속한 수사는 필수다"며 "경찰은 더 이상 사건을 수사할 명분이 없으며 검찰로 송치해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4월 23일 이후 부산경찰청은 수사전탐팀을 꾸려 오거돈 전 시장 의혹에 대한 전반적인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으며 최근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 중에 있으며 신속하게 수사가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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