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에서 관리하는 다목적댐 하류 주민들이 원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집중호우로 침수 등 큰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기록적인 폭우로 높아진 강 본류에 수자원 공사가 댐의 물을 최대로 방류해 피해가 눈덩어리 처럼 커진 '인재'라며 수자원공사에 피해 보상 및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수자원공사 박재현 사장이 피해 발생 10여일전 한국수자원공사 물관리 종합상황실에서 홍수기 물관리 대응상황을 점검했지만, 하류 지역에서 극심한 피해가 발생하며 해당 지역 주민들의 원망은 극에 달하고 있다.
13일 사상 최악의 물난리를 겪은 섬진강대 하류지역(임실, 순창, 남원, 곡성, 구례, 광양) 지자체장들은 공동건의서를 작성하고 환경부와 수자원공사의 수위조절 실패의 책임을 따지며 특별재난지역 지정 및 모든 피해 보상을 요구했다.
이들은 건의서에서 섬진강댐 하류 지역 주민들이 평생을 살아온 집터는 거센 물살에 찢겨 아수라장이 됐고, 물에 잠긴 논밭은 황폐해졌다고 따졌다.
특히, "집중호우가 사전에 예보됐음에도 선제적 방류보다는 담수에 무게를 두고 있다가 기록적인 폭우로 섬진강의 수위가 최고 높아진 8일 오전에서야 댐의 최대치인 초당 1870톤의 기록적인 물을 긴급 방류했다"며 "댐관리 기관의 수위조절 실패임을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미 넘실대고 있는 강에 댐의 최대치를 방류하면 본류의 수위가 높아지고 역류로 이어져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다"면서 "역류되는 과정을 고스란히 목격한 주민들은 수위조절 실패에 울분을 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또 "폭우가 집중되는 하절기면 댐 방류량에 촉각을 기울이며 불안에 떨어야 했던 세월이 55년째지만, 우리 주민들은 한없이 인내하고 희생했다"라면서도 "피해의 원인을 폭우로만 돌리고 있는 댐관리 기관들의 입장으로 주민들은 더 큰 상처를 입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 섬진강댐 하류지역 6개 자치단체장은 공동건의서를 통해 ▶섬진강댐 하류지역(임실, 순창, 남원, 곡성, 구례, 광양) 특별재난지역 지정 및 모든 피해 보상 ▶체계적인 수계관리를 위해 섬진강 유역 관리청 신설 ▶갈수기 및 평시 섬진강 하류 건천방지 및 농업용수 부족량 해결을 위해 방류량 확대 재산정 ▶장마기, 태풍 북상시 댐 방류량을 댐 상류 유입량, 일기예보 자동 연동하여 홍수통제기능 강화 ▶댐 방류 등 수자원 관리에 관한 지자체 사전 협의 및 참여의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환경부장관에게 건의했다.
전날에는 용담댐 하류지역 4개(전북 무주, 충남 금산, 충북 영동·옥천) 피해 자치단체장들 역시 환경부와 수자원공사를 방문해 한국수자원공사의 홍수조절 실패로 초래된 인위적 재난이라고 강력 항의했다.
이들은 "홍수기 제한수위를 준수해야 하나 금강홍수통제소 실시간 수문자료의 댐자료를 확인한 결과 6월 21일부터 7월 30일 까지 최저수위 미만으로 운영을 하다가 7월 31일 0시부터 8월 8일 피해발생시 까지 제한수위를 초과해 운영했다"라며 "최저수위 확보에 급급해 사전에 탄력적으로 방류량을 조절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해태해 홍수조절 실패로 자초된 인위적 재난"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수자원공사가 용담댐 홍수조절 실패로 야기된 이번 재난에 대해 직접 원인 제공자라며 공식 책임 표명과 대국민 사과를 강력히 요구했다.
아울러 피해주민의 울분과 그 희생의 대가에 진지하게 경청하고, 피해주민 지원과 배상에 완전하고도 신속한 이행과 함께 피해원인 규명과 댐 방류체계 개선 등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 등도 촉구했다.
한편, 지난 7월 29일 한국수자원공사 박재현 사장은 한국수자원공사 물관리 종합상황실에서 홍수기 물관리 대응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관리 종합상황실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하게 과학적 물관리를 하며, 365일 24시간 운영을 통해 국민의 든든한 물관리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는 보도자료까지 생성했다.
하지만, 불과 10여일 후 섬진강과 용담댐 하류주민들이 사상 최대의 물난리와 극심한 피해를 입으며 원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전국 20개 다목적댐, 14개 용수댐과 16개 다기능보 등을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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