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가 경영악화로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되더니 3년도 안 돼 직원 임금은 물론 협력업체 대금 결제마저 막히는 등 끝이 안 보이는 지경에 빠트린 회사 측의 무능력과 노조의 비상식적 투쟁방식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타이어로 세계적 명성을 얻어 한때 호남을 상징하던 향토기업 금호타이어가 지속된 경영수지 적자에다 사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소송에 이어 법인통장까지 압류당해 안팎으로 커다란 위기에 처했지만 양측은 마주보고 달리는 열차다.
매각당시 적자를 흑자로 전환하기 위해 금호타이어 임직원들은 임금을 반납하고 원가 절감 등 뼈를 깎는 노력에도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큰 성과를 내지 못하더니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제기한 가압류가 광주지방법원서 받아들여져 임금차액인 204억 원에 회사 돈줄이 끊어져버리는 창사 이래 최대 수모를 겪고 있는 것이다.
204억 원에 회사 법인통장이 가압류돼 회사가 ‘올 스톱’ 되다시피 하고 도급업체들이 잇따라 사업을 포기하고 협력업체들의 부도가 줄을 이을 전망에도 최고경영자는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금호타이어 한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를 매수할 당시 약속했던 한국법인의 독립경영을 보장해야한다. 그들이 배후에서 경영에 간섭하고 한국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은 선택이 이번 통장 가압류로 나타났다"며 최대주주인 더블스타와 최고경영자를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25년간 협력업체를 운영해왔다는 A 씨는 "(금호타이어가) 중국으로 매각 될 당시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회사통장을 잡은 노조원들도 문제지만 이 사태가 날 때까지 최고 경영진들은 뭐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더 이상 희망이 없다. 회사를 그만 접어야 할 것 같다"면서 연신 줄담배를 피워댔다.
또 다른 B 씨는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코로나19까지 겹친 상황에서 잦은 분쟁을 일으키는 노조와 무능력한 경영진, 204억 원에 돈줄을 잡힌 회사를 보고 무슨 희망을 가질 수 있겠느냐”며 노사 양측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40여년을 ‘금호인’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C 씨는 "이제 더 이상 금호타이어는 호남을 대표하지도 않고 향토 기업도 아니다.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금호인으로 살아왔던 자긍심은 지난날 옛 얘기가 돼버렸다"며 허탈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대기업 임원을 지낸 경제인 D 씨는 "자동차산업의 성장 둔화와 맞물린 타이어 산업의 현실을 감안하면 어려울수록 노사가 협력하고 협력사들도 유사 업종 변경을 통해 난국을 극복해야한다. 이럴 때 일수록 애사심을 가지고 노사 양측이 특별히 분발해야한다"고 진단했다.
정규직 전환을 기대하고 있는 비정규노조원 E 씨는 "기업이 어려울 때 노사가 잘 대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얘기다. 하지만, 노조원들만 희생하라는 사측의 일방적 요구는 안 된다. 사측은 법원의 판결을 즉시 수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금호타이어의 기술력을 믿고 주식을 샀다'는 한 광주시민은 "6000원대 주식이 지금 반 토막이 나고 말았다. 호남유일의 향토기업이고 방위산업체인 금호타이어를 시장논리에 맡겨 중국에 매각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산업통상자원부 등 중앙정부에 대해 날을 세웠다.
금호타이어 사태를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목소리도 거세다.
광주시민들은 안타까운 맘으로 하지만 이유를 불문하고 “당사자인 비정규직 노조와 회사 경영진을 비롯한 최대 주주인 더블스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해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노사관계에서 파업은 할 수 있지만 회사통장을 잡아 같이 죽자는 노조의 투쟁방식은 도를 넘었다. 회사 측도 최고경영자가 나서 이 사태를 풀어야한다”며 양측에 화살을 돌렸다.
앞서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노조는 다음달 6일까지 광주공장 정문 앞에서 ‘고용 승계 투쟁 결의대회’를 열겠다는 집회 신고서를 광주 광산경찰서에 제출했다.
금호타이어 회사 측은 "노조는 채권압류 취하 등 해사 행위를 중단하고, 합리적 해결방안 마련을 위해 책임과 역할을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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