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시 광양읍 봉화산 자락에 자리 잡은 초남마을에 과수나무들 잎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말라죽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화학물질 피해로 의심돼 주민들이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이 마을 주민들은 수개월 전부터 마을 내 감나무 잎이 고사하는 등 최근 수확을 앞둔 모든 포도나무에서도 이파리가 말라죽듯 짙은 갈색으로 변색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 원인으로 주민들은 마을 앞 초남산단에 있는 몇몇 화학업체를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손재기 이장은 “마을 입지상 기압이 낮은 새벽녘과 이른 아침엔 공기가 정체되듯 마을 안에 머물러있다”면서 “수년 전부터 매캐한 냄새가 나고 살면서 본 적 없는 형태의 피해가 마을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어 하루하루 주민들이 극도의 불안에 떨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한 “단순한 식물병이 아니라면 결국 공해에 따른 현상이 아니겠느냐? 주민 대다수가 연로한 노인들인데 혹여라도 화학물질에 의한 피해라면 이는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했다.
피해가 잇따르자 주민들은 우선 광양시에 민원을 제기했으며 광양시도 현재 표본 채취를 통해 원인분석을 관련 기관에 의뢰했다.
환경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식물 피해는 대개 환경오염이 상당 부분 진행된 단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임을 고려할 때 이미 마을 주민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서서히 몸속 깊이 심각한 피해를 보지 않았을까 우려된다. 하루라도 빨리 원인분석을 위한 정확한 역학조사와 함께 인근 산단에 대한 정밀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초남마을은 지난 2005년 불산피해로 의심되는 현상이 발생해, 광양시에 원인분석과 마을 이주를 강력히 요청한 바 있어 향후 검사결과에 따라 지역에 끼칠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지난 2012년 구미에서 불산이 누출돼 5명이 숨지고 1만 명이 넘는 주민들이 치료를 받았다. 불산은 유독성 화학성분인 산의 일종으로 침투력이 강해 피부에 묻으면 심한 화상을 일으킬 수 있고 공기 중에 노출돼도 심각한 피해를 주는 위험 물질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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