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하루 종일 화제가 된 류호정 의원의 당부다. 원피스가 아니라 '일'하는 모습을 주목해달라는 것.
전날 류 의원의 본회의장 퇴장 모습이 한 통신사 카메라에 잡힌 이후, 여당 지지자들과 '일베' 등 극우세력은 성희롱성 발언을 쏟아냈다. 언론은 이러한 성희롱 발언을 직접 인용하며 일제히 기사를 썼다. '자극적인 댓글을 이용한 클릭수 경쟁'이 펼쳐진 셈이다.
류 의원은 이날 <프레시안>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처음 화제가 됐을 때는 '이게 뭐야?' 했는데, 성희롱성 발언이 너무 많았다. 거기에 자극적인 기사 제목이 있었다. 심지어는 '그런 식으로 입고 '미투'하지 말아라, 자처한 것', '그런 옷 입으면서 네 탓'이라는 내용까지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 원피스는 설명하기조차 민망한, 흔한 원피스고 일상복이다"라고 강조했다.
류 의원은 "이렇게 흔한 복장을 보고도 혐오표현을 한다면, 보통 여성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지 나에게 투영시키는 것 같았다. 오히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공인이라서 공론장에 그런 혐오 표현들이 전시되어서 수면위로 떠오른 게 다행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이제부터라도 직시하고 바꿔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성희롱 댓글에 대한 법적 대응 계획을 묻자 "법적 조치는 아직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국회도 일하는 곳이고 다르지 않다. 성희롱은 어떤 핑계를 대도 성희롱"이라고 했다.
자신의 복장이 화제가 된 것에 대해서는 "논란이 될 줄 몰랐다"며 "17년 전에 (유시민 전 의원이) 빽바지 입었던 (것으로 논란이 일었던) 곳인데 17년 동안 변한 게 없다니, 국회 안에 다양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류 의원은 여성들을 향해서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그는 "여성들은 이런 문제가 불거지면 또 자기검열을 하게 된다. 자기검열을 할 사람들은 성희롱을 한 사람들이다. 일상을 살아가는 여성들은 자기검열을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류 의원은 전화 인터뷰 말미에 앞으로 자신의 복장에 대해 많은 언론과 대중들이 관심을 갖게 된다면 자신은 옷을 잘 입는 편이 아니기에 걱정이 된다는 농담섞인 자조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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