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북부지역에 3일 강풍을 동반한 집중호우로 인명피해와 시설물 피해접수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시간당 50㎜가 넘는 비가 퍼부었던 천안아산지역은 이날 오전부터 복구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오후부터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 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4일 충남도에 따르면 3일 자정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충남지역 누적 강우량은 평균 77.5㎜였으며 이 중 천안과 아산의 누적 강우량은 각각 212㎜, 187㎜으로 기록됐다. 특히 아산 송악지역은 273㎜, 천안 북면 267㎜ 등 일 평균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천안아산 곳곳에서 인명피해와 시설물 소실, 농경지 침수 등 피해가 속출했다. 아산 탕정면에서는 전날 오후 50대 남성이 폭우로 떠내려온 부유물을 걷어내는 작업 중 불어난 빗물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이날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송악면에서는 70대 남성 2명이 산사태에 매몰돼 실종됐다.
서천을 제외하고 천안, 아산, 예산, 등 충남 14개 시군에서는 주택 623가구, 상가 112곳이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천안시는 주택 등 침수로 인해 156세대(239명)에서 이재민이 발생, 임시대피시설로 대피시켰다. 시설 피해는 2434건(공공 117, 사유 2317)이 발생했으며, 도로(8개소)와 지하차도(3개소) 등이 통제됐다.
아산시도 190세대(356명) 이재민이 발생했고 시설물 피해는 지하도 침수 등 402건(사유 390, 공공 12) 으로 파악됐다.
순식간에 불어난 물을 피하지 못하고 빗물에 잠긴 차량도 44대로 집계됐다.
농경지가 물에 잠기면서 농작물이 침수된 피해 농가들은 깊은 시름에 잠겼다. 천안, 아산, 홍성, 예산 등 7개 시군에서는 농경지 2807㏊가 물에 잠기면서 8372 곳 농가가 피해를 입었다.
제방이 붕괴 돼 마을이 고립되는 등 큰 피해를 입은 마을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다. 천안시 수신면 장산리 병천천 일대는 어제 하루 92㎜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둑 일부가 무너져 내려 진입로가 봉쇄 되면서 마을 주민 70여 명이 고립되기도 했다.
긴급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지금은 모두 마을 밖으로 긴급 대피한 상태로 이날 오전 비가 소강상태를 보여 긴급 복구작업을 진행했다.
마을 주민 A씨는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을 처음 봤다. 불어나는 빗물로 제방이 무너지면서 마을 입구 도로가 막혀버려 불안에 떨어야 했다"며 "지어놓은 농사가 모조리 다 침수 돼 살릴수가 없다. 복구작업을 하고 있지만 끝이 보이지 않아 막막하다"며 침통해 했다.
비는 이날 새벽부터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기상청에 따르면 5일까지 충남 북부에 100∼300㎜, 많으면 500㎜ 이상 비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돼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재 천안, 아산을 비롯해 충남 12개 시·군, 그리고 세종시에 호우 경보가 발효 중이다. 또 대전과 계룡·금산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이며,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진 세종과 충남 아산 일대에는 산사태 경보도 발령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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