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체육회 소속 실업팀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비와 대회 상금을 수년간 횡령했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다.
해당 선수는 불과 4년 동안 활동했지만 총 2300만 원가량을 감독에게 상납한 것으로 확인돼 10년 이상 부임했던 감독이 선수들로부터 수억 원 상당을 착복했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프레시안>과 만난 전직 부산시체육회 소속 실업팀 선수 A 씨는 "4년간 해당 팀에서 활동하면서 훈련비와 대회 상금 등 2300만 원가량을 B 감독에게 상납했다"고 폭로했다.
A 씨는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해당 실업팀에서 활동했으며 구두로 약속받았던 재계약조차도 B 감독의 횡포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A 씨의 설명에 따르면 실업팀 선수는 두 달에 한 번씩 50만 원의 훈련비를 개별 계좌로 입금받아왔으나 이는 곧바로 B 감독이 지정한 특정 선수의 계좌로 이체됐다.
또한 97회 전국체육대회 금메달 포상금(1인당 130만 원)도 모두 B 감독에게로 넘어갔다. 사용처는 모두 음주가무에 지출되거나 B 감독의 개인 사비로 사용됐다. 이같은 금액은 A 선수만 해도 2300만 원이 넘었다.
특히 성적을 내야 하는 전국체육대회를 제외한 시합이나 전지훈련에서 선수들에게 음주를 강요하고 폭언·욕설을 퍼부었으며 선수들은 이에 반기조차 들지 못했다.
A 씨는 당시 B 감독이 "니가 술 먹으러 왔지 배구 하러 왔냐?", "니가 배구를 못 하면 술이라도 잘 먹어야 할 것 아니냐?"는 등의 말을 하면서 "재계약을 하고 싶다면 자신에게 복종하라"는 식의 발언을 일삼았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부터 이같은 악행을 당해온 A 씨는 2019년 12월 베트남 하노이 전지훈련에서 C 감독과 언쟁을 벌이게 됐고 끝내 먼저 귀국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앙심을 품은 B 감독은 구두로 약속했던 2020년 재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
결국 A 씨는 다시는 선수로써 대회에 나갈 수 없더라도 뿌리 깊게 박혀 있는 부산 체육계의 비리를 근절하겠다는 마음으로 지난 2월 문화체육관광부 비리신고센터에 B 감독을 공금횡령으로 신고하기에 이르렀다.
해당 사건은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로 이첩됐고 A 씨는 B 감독의 각종 악행을 모두 진술했으며 센터도 B 감독의 혐의가 일부 인정된다고 판단해 지난 5월 21일 부산시체육회로 징계 절차를 실시하는 결과를 통보하게 된다.
A 씨는 "B 감독은 자신의 계좌가 아닌 소속 선수들의 계좌를 돌려가면서 훈련비 등을 수금했고 이는 현금이나 계좌이체 방식으로 B 감독에게 갔다"고 말했다.
이어 "2019년 12월 전지훈련에서 언쟁이 벌어진 이유도 고참 선수들에게 일방적으로 욕을 하기에 이렇게 안 하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을 뿐이지만 저에게 폭언을 하면서 '너는 너 갈길 가고 나는 나 갈길 가면 된다'고 말하기에 저는 지금 귀국하겠다고 말하고 귀국했을 뿐이었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B 감독은 "훈련비는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모아서 사용했던 것이다. 전혀 사실과 다르다. 대한체육회에도 소명했다"고 해명했다.
부산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서로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려 있는 상황으로 중립적인 자세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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