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의 대표 농특산물인 ‘나주배’를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하기 위한 절차가 본격 추진된다.
나주시(시장 강인규)는 지난 24일 시청 이화실에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 호남원예고등학교, 나주배원예농협, 나주배연구회, (사)남도학연구소 등 5개 기관과 ‘나주배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국가중요농업유산’은 국가가 보전하고 전승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하는 농업유산을 뜻한다.
100년 이상 농업·농촌지역 환경과 사회, 풍습 등에 적응하며 형성시켜온 유·무형 농업자원이 이에 해당된다.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제도는 '농림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산어촌개발 촉진에 관한 특별법 제30조의 2(국가중요농업유산의 보전 및 활용)'에 법적 근거를 두고 지난 2013년 신설됐다.
전통적 농업활동과 경관·생물 다양성·토지이용체계 등을 선정해 보전하고 차세대에 계승하기 위한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 제도(2002년) 취지와 부합한다.
국가중요농업유산에 지정되면 농촌다원적자원 보전, 전승 및 활용사업 명목의 국비 예산지원을 통해 해당 농업유산에 대한 자원조사, 관리계획 수립, 주민교육 프로그램 등을 추진하게 된다.
나주시는 앞서 지난 6월 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나주배’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을 신청하고 농업유산자문위원회 회의, 현장조사 등 지정 절차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또 이번 협약을 통해 5개 기관과 나주배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을 위한 연구, 자료 공유, 보전관리, 활용사업, 홍보 분야 상호 공조를 강화해가기로 했다.
강인규 시장은 “5개 협약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나주 배 국가중요농업유산지정에 최선을 다하겠다. 나주배의 역사성과 농업적 가치를 더욱 높이고 농특산물 대표 브랜드로써 배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나주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배를 생산하는 최대 배 주산지다. 지난 2019년 기준 지역 배 농가수는 2,192농가로 작년 생산 물량은 4만7952톤을 기록했다. 전국 생산량 점유율은 20%에 달한다.
나주배 유래에는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1454년 편찬된 세종실록지리지 '나주목의 토공물(土貢物)' 목록에 ‘나주배’가 포함돼있다. 호남읍지(1871년 발간)에서는 나주배를 임금에게 바친 진상품으로 소개한다.
근대적 배 재배는 일제강점기인 1910년대 일본인들이 금천면에서 만삼길 품종 100그루를 식재한 것을 계기로 신고, 금촌추 등 타 품종이 들어왔다. 이어 1913년 송월동에 거주했던 이동규 씨가 상업 목적의 첫 과수원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나주배는 건강 웰빙 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고전 의서에서는 나무뿌리부터 열매껍질까지 버릴 것 없는 알짜배기 과일로 소개한다. 중국 의서 본초강목은 ‘폐를 보하고 신장을 도우며 담을 제거하고 열을 내리며 종기의 독과 술독을 푼다’고 했다.
특히 기관지 건강에 특효다. 허준은 동의보감에 배는 '기침, 감기, 천식 등 환절기 질환에는 즙을 내어 복용하면 열이 있는 기침, 천식을 다스리고 열로 인한 목과 코의 통증해소에 좋다'고 설명한다.
나주시는 지난 2010년 당시 지식경제부(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금천면 일원 28,753㎡면적의 ‘나주 배산업 특구’로 지정됐다.
전국 생산량의 20%를 점유하는 최대 주산지이자 배 재배의 최적지로서 지역을 선도하는 성장 동력 육성과 배 산업 고도화를 위한 각종 규제특례를 통해 농가소득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는 중장기 배 산업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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