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최대 80mm 폭우로 침수된 부산 동구 한 지하차도에 갇혔던 3명이 숨진 가운데 부산시와 관할 지자체의 미흡한 대처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언주 행동하는 자유시민 공동대표는 27일 오전 9시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는 해마다 범람하는 하천의 문제를 해결할 근본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이번 사건의 인명피해는 예견된 것으로 명백한 인재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 사건이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이고 너무나 뻔히 예견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우리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그런 희생을 막지 못한 게 아닌가"라며 "부산시와 관할 지자체는 쉬쉬하며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 동구 초량동 제1지하차도는 대로에서 내려가는 경사가 매우 급하고 길이가 꽤 길어서 폭우가 쏟아지면 침수가 불가피해 침수된 상황에서는 대형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며 "호우로 인한 피해는 배수와 안전시설, 통제조치가 열악해 발생하는 후진국형 재난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사고는 2014년 폭우로 침수된 동래구 우장춘로 지하차도에서 2명이 숨진 사고와 비슷하고 문제의 초량동 지하차도는 상습 침수구역이었다"며 "관계당국에서는 폭우 상황에서 침수 상황을 실시간 체크하면서 차량 진입을 통제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이언주 대표는 "부산시는 이번 사태의 진상을 철저하고 투명하게 규명해야 할 것이며 책임자를 문책해 희생자 유족들과 피해자들에 대한 정당한 피해배상에 나서야 할 것이다"며 "관할 지자체도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대책을 마련하고 이행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3일 오후 10시 18분쯤 부산 중앙대로와 충장대로를 연결하는 길이 175m, 왕복 2차로의 부산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가 침수돼 50, 60대 남성 2명과 20대 여성 1명이 숨졌다. 해당 지하차도는 폭우가 올 때마다 물이 차는 상습 침수지역 중 하나였지만 이날 오후 8시 호우경보가 발효돼 침수 사고가 발생했을 때까지 통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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