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전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에 대해 "개최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인사청문회 서면 질의 답변을 통해 밝혔다. 오는 27일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박 후보자는 지난 25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 질의 답변을 통해 "미국 대선이 3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3차 정상회담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면서도, "미국과 북한이 전례 없는 '톱다운' 방식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을 전개해온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도움이 된다면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의 호응 등 협상 여건이 성숙될 경우 개최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한반도 운전자론에 대해선 "정부가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공동번영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고 있다고 본다"며 "현재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가 어려운 상황이나, 모든 정치 외교적 역량을 모아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자신의 이념 성향을 "중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으며, '북한은 주적인가'란 질의에는 "정부는 대한민국의 주권·국토·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모든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하고 있다. 후보자도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북한은) 동시에 대화 평화통일의 상대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미래통합당은 대북송금 사건 유죄 판결 등을 이유로 박 후보자의 대북관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세를 펼 예정이다. 또, 박 후보자가 단국대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학력을 위조했는지, 또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는지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청문회는 증인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증인으로 채택된 박 후보자의 고액 후원자인 이건수 동아일레콤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 씨는 2015년 8월 5,000만원을 박 후보자에 빌려준 뒤 지금까지 이자와 원금을 돌려받지 않고 있다. 통합당에서 불법 정치자금 의혹을 제기하자 이씨는 "50년 지기 친구가 급하다고 해서 돈을 꿔준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통합당 정보위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박 후보자가 1965년 단국대 편입을 위해 조선대를 다녔다는 허위 서류를 제출하고, 2000년 문광부 장관 시절 사후 들통날까봐 다시 한 번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단국대 서류는 수기와 전산화 과정에서 발생한 오기로 몰랐고, 나중에 잘못 기재를 알게 돼 정정했다"며 "편입 이후 당시 6.3 항쟁에 따른 비상조치 영향으로 대학들이 개강하지 않아 같은 해 4월 육군에 자원 입대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통합당은 박 후보자의 국정원장 임명을 반대하고 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적과 친분 관계가 있는 분이 국정원을 맡아서 과연 되느냐", "적과 내통하는 사람을 임명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아무리 야당이라도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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