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명품 영광굴비가 한때는 중국산 조기를 섞어서 유통한다고 입방아에 오르더니 이제는 ‘타 지역에서 양식한 조기를 영광수협 법성포 위판장에서 경매에 부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2일 오전 6시께 영광수협 법성포 위판장에는 전남 완도 육상 양식장에서 생산된 조기 1300박스 20여 톤이 ‘국내산 양식 참조기’라는 이름을 붙여 경매를 붙였다.
예전의 겨울철 자연산 참조기 경매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한여름날 양식 조기 위판장은 어색한 분위기로 중매인 간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태로 한동안 시간이 흘렀다.
이날 경매에 나온 20여 톤의 조기는 위탁량 절반가량이 자연산에 비해 60~70% 가격으로 중매인들에 의해 낙찰됐다.
전국 굴비 유통량의 80%를 차지하고, 5000억 여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영광 명품 굴비산업이 어획량 감소 등으로 인해 양식 조기까지 굴비의 고향 법성포에서 공공연히 위판되는 진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위판에 참여한 한 중매인은 “시험성적서는 있느냐? 자연산과 반반씩 섞어서 팔면 법에 걸리지 않은가”라는 물음에 경매 관계자는 “왜 그런 걸 수협에 묻느냐! 경매에 집중하라”고 말해 중매인은 물론 참관하는 굴비 사업자 일반인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날 경매 현장을 지켜본 영광굴비 종사자 A 씨는 "영광 연근해 바다에서 잡아 온 참조기를 법성포만의 염장, 가공, 건조기술로 명성을 유지하고 전통을 이어왔는데, 한여름에 양식 조기를 수협위판장에서 경매에 부치다니 참 안타까운 일이다"며 연신 혀를 차 댔다.
굴비 판매조합 관계자 B 씨는 "무엇보다 판매자들의 양심이 중요하다. 절반가량이 유찰된 것을 보아도 아직까지 양식 조기에 대해 확신이 안서 관망 중인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자연산보다는 맛이 조금 떨어진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또 다른 판매업자 C씨도 "영광수협 조합장이 타 지역 양식 조기를 법성포 한복판에서 위판을 허락하는 것은 경솔한 행위다. 브랜드 가치면에서 더 큰 손해다"고 지적했다.
굴비가게를 운영한다는 B 씨는 "생각보다 좋은 거 같다. 국내산 양식 조기라 표시를 한다면 특별히 법적으로 문제 될게 뭐 있냐?"고 묻는 등 복잡한 심경을 보였다.
이에 대해 서재창 영광수협장과 관계자들은 "영광군과 전남도 차원에서도 300억 이상의 국비를 유치해서 조기 양식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등, 양식사업은 권장 사업이다“고 말하며 ”수협 입장에서는 어민들의 위탁판매 요구를 무작정 외면만 할 수는 없어 경매에 부친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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