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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련 "경찰 고소 전 '가해자 박원순' 검찰에 먼저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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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련 "경찰 고소 전 '가해자 박원순' 검찰에 먼저 알렸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2차 기자회견 진행...피해자 편지 대독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가 경찰에 고소하기 전 검찰에 면담을 요청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검찰이 이 과정에서 피고소인이 박 전 시장인 것을 인지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피해자 법률대변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이날 오전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변호사는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기 하루 전인 7일 고소장은 완료된 상태였다"며 "피해자와 상의한 다음에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조사부 부장과 연락하고 면담을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검찰이 경찰보다 해당 사안을 먼저 파악했을 가능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것이어서, 고소 사실 유출 의혹은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피해자 A씨는 자신이 입은 피해 사실이 절차에 따라 밝혀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피해자 A씨를 돕고 있는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 측은 이날 피해자 A씨의 편지를 대독했다.

피해자 A씨는 편지를 통해 "문제 인식까지도 오래 걸렸고 문제제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린 사건"이었다며 피해자로서 보호되고 싶었고, 수사과정에서 법정에서 (피해 사실을) 말하고 싶었다"고 이 같이 밝혔다.

▲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 기자회견장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을 앞두고 참석자들이 착석해 있다. 왼쪽부터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연합뉴스

그러면서 피해자 A씨는 "본질이 아닌 논점으로 흐려지지 않고 밝혀진 진실에 함께 집중해주시길 부탁한다"며 "그 어떤 편견도 없이 적법하고 합리적 절차에 따라 과정이 밝혀지기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피해자 A씨는 자신의 피해사실을 공개한 이후의 소회도 밝혔다. A씨는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공개하는 것을 두고 "수치스러워 숨기고 싶었고, 굳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던 나의 아픈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낯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경찰에 증거로 제출했다가 돌려받은 휴대전화를 언급하며 "(그 휴대전화에는) '너는 혼자가 아니야', '내가 힘이 돼 줄게' 등의 메시지가 있었다"며 "오랜 시간 고민하고 선택한 나의 길을 응원해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친구에게 솔직한 감정을 실어 나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 그래서 관계의 새로운 연결고리가 생기는 이 과정에 감사하며 행복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피해자의 글 전문.

증거로 제출했다가 일주일만에 돌려받은 휴대폰에는 '너는 혼자가 아니야', '내가 힘이 되어줄게'라는 메시지가 많았습니다. 수치스러워 숨기고 싶고 굳이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나의 아픈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아직 낯설고 미숙합니다. 그럼에도 오랜 시간 고민하고 선택한 나의 길을 응원해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친구에게 솔직한 감정을 실어 내 민낯을 보여주는 것, 그리하여 관계의 새로운 연결고리가 생기는 이 과정에 감사하며 행복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문제의 인식까지도 오래 걸렸고, 문제 제기까지는 더욱 오랜 시간이 걸린 사건입니다. 피해자로서 보호되고 싶었고, 수사 과정에서 법정에서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 과정은 끝난 것일까요. 우리 헌법 제27조 1항,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해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5항, 형사피해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당해 사건의 재판 절차에서 진술할 수 있다. 제32조 3항,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 4항, 여자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으며 고용·임금 및 근로조건에 있어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헌법 제34조 1항,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3항, 국가는 여자의 복지와 권익의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저는 기다리겠습니다. 그 어떠한 편견도 없이 적법하고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과정이 밝혀지기를. 본질이 아닌 문제에 대해 논점을 흐리지 않고 밝혀진 진실에 함께 집중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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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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