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한화 아쿠아플라넷 흰돌고래 “벨루가 폐사”

“한화, 돈벌이 수단에만 이용해 죽음으로 내몰아"…동물자유연대, "끝까지 책임 물을 것"

전남 여수지역의 한화 아쿠아플라넷이 사육하던 일각 돌고래과에 속하는 흰돌고래 벨루가 루이(12세·수컷)가 지난 20일 새벽 폐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동물단체가 “벨루가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해 결국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강한 반발과 함께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20일 동물자유연대(상임대표 조희경)는 “한화와 해양수산부는 남은 두 마리 벨루가의 자연 방류 계획을 즉각 마련하라”며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6월 동물자유연대가 촬영한 여수 한화아쿠아플라넷의 벨루가 ⓒ동물자유연대 제공

이들은 성명에서 “벨루가 죽음의 근본적 원인은 부적절한 환경으로 인한 고통에 있으며, 벨루가의 고통을 알아도 모른 척 수익만을 쫓던 한화와 해양수산부에 그 책임이 있음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21일 동물자유연대와 ‘2012여수세계박람회재단’ 에 따르면 이번에 죽음을 맞이한 벨루가 루이(12세·수컷)는 루오(11세·수컷), 루비(10세·암컷)와 함께 야생에서 포획돼 러시아 틴로(TINRO)연구소 중계로 지난 2012년 4월 25일 블라디보스톡에서 출발해 4월 28일 여수세계박람회장에 전시된 후 한화 아쿠아플라넷에서 위탁관리 중인 ‘2012여수세계박람회재단’ 소유이다.

당시 세 마리의 벨루가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앞두고 연구, 상업 목적으로 반입으나, 실제 지난 9년여간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됐으며 “애초에 연구 목적의 벨루가 반입 자체가 어불성설이었으며 드넓은 바다 자연에서 살던 흰고래 벨루가를 비좁은 어항과 같은 수조에 가두고 연구하는 것은 생태 왜곡의 결과물로서 연구의 신뢰성마저 담보할 수 없는 것이었다”는게 동물자유연대의 주장이다.

▲지난 6월 동물자유연대가 촬영한 여수 한화아쿠아플라넷의 벨루가 조련 모습 ⓒ동물자유연대 제공

대부분의 전시 고래류에서 발견되는 정형행동뿐 아니라, 20m에서 깊게는 700m까지 잠수하는 벨루가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좁은 수조는 벨루가에게는 치명적으로 동물자유연대는 그동안 벨루가가 생활하는 부적절한 환경과 그로 인해 벨루가에게 발생하는 신체적, 정신적 위험 신호에 대해 지속적인 우려를 밝혀왔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결국 3마리 벨루가 중 루이는 상업적 목적의 전시와 쇼에 이용되며, 엑스포라는 국가적 행사에 동원돼 체험을 통한 돈벌이의 수단으로 이용돼 오다 죽음을 맞게 된 것이다.

따라서 동물자유연대는 “한화 아쿠아플라넷은 벨루가 생츄어리 보호 및 자연방류를 위해 적극 협조하여, 벨루가 죽음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과 “해양수산부는 여수 한화 아쿠아플라넷의 벨루가 두 마리에 대한 생츄어리 보호 및 자연방류 계획을 마련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루이는 고래연구센터와 서울대가 사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서울대 수의학과가 부검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수족관에는 ‘루오’와 ‘루비’가 남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