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근린공원, 시의거리, 마산도서관, 마산 야구의 거리...
60년대부터 주거단지 형성, 최근 재개발 추진
각 지역의 이름에는 그 동네의 특색이 담겨있는 경우가 많다. 마산합포구 ‘산호동’도 지리적 환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름이다.
동의 남쪽에 자리 잡은 용마‘산’과 동쪽 합‘호’ 바다의 글자를 땄다. 산호동은 일찍부터 마산 최고의 주거지역으로 사랑받았다.
1980년대 당시 마산의 상업중심지였던 창동, 오동동과 가깝고 우리나라 수출 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자유무역지역, 한일합섬과도 가까웠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유입되며 산호동에는 토지구획 정리 사업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르며 낙후되자 최근에는 원도심을 살리고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재개발이 추진 중이다. 산호동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먼저 용마산에 올라야 한다.
용마산은 해발 100미터가 채 되지 않는 나지막한 산으로, 경사도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산책삼아 오르기 좋다. 용마산 아래쪽에는 산호근린공원이 조성돼있다. 노인들은 등나무 아래에서 삼삼오오 바둑을 두고,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마산 시내의 전경을 감상하기도 한다.
산호공원이 사랑받는 이유가 또 있는데, 바로 ‘시의 거리’가 조성돼있기 때문이다. 시의 거리는 1968년 아동문학가 이원수 ‘고향의 봄’ 노래비가 세워진 것을 시작으로 이은상, 김수돈, 정진업, 이일래, 천상병 등의 시비가 건립되며 조성됐다.
2000년대에는 김세익의 ‘석류’, 이선관의 ‘마산 그 창동 허새비’ 시비가 들어섰는데, 그야말로 ‘문향’ 마산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옛 마산시는 이 시의 거리를 주요 자산으로, 지난 2008년 현대시 100주년을 맞아 전국 최초로 ‘시의 도시’를 선포하기도 했다.
무더위가 한풀 꺾이는 9월이면 산호공원에 꽃무릇이 가득 핀다. 잎과 꽃이 엇갈려 자라는 탓에 ‘상사화’라 불린다. 꽃말도 ‘이룰 수 없는 사랑’인데, 애잔한 속뜻이 시의 거리와 사뭇 잘 어울린다.
지난해 산호동 인근에 창원NC파크 마산구장이 들어서면서 덩달아 산호동 상권도 활성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최근 창원시에서 야구 팬들의 발걸음을 지역 상권으로 유입시키고자 ‘마산 야구의 거리’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산호시장도 올해 전통시장 활성화 지원 공모 주차환경 개선사업에 선정되면서 26억 6500만 원을 지원받게 됐다.
크고 작은 변화들이 앞으로 산호동을 어떤 모습으로 탈바꿈시킬지 알 수 없지만, 짐작하건데 산호동은 앞으로도 살기 좋은 동네로 쭉 사랑받을 것이다. 산호동에는 오르기 좋은 산과 잔잔한 바다, 시와 야구 등 다채로운 문화 자산이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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