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도 성 관련 문제로 자진 사퇴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운데 두 사람에게 공천을 줬던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다음 보궐선거에서는 후보자를 내지 않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아프고 손실이 크더라도 약속을 지키는 게 맞다"며 "공천하지 않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장사꾼도 신뢰가 중요하다"며 "공당이 문서로 규정했으면 그 약속을 지키는 데 맞다"며 "도저히 정치적으로 견딜 수 없다면 규정을 바꾸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국민에게 석고대죄하는 정도의 사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민주당 당헌 제96조 2항에 따르면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지사의 이같은 주장은 지난 17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 북·강서갑)의 지적과 일맥상통하다.
당시 전 의원은 "확실하게 죽을 때만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며 "이 악순환 고리를 끊는다는 입장에서 한 번쯤은 무공천하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치권이 당헌당규를 너무 무시하고 그리고 사실상 자기 자신들에게 귀책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무표정하게 무책임하게 후보들 내고 또 표를 달라고 이렇게 해왔다"며 "오거돈 (전 부산) 시장 경우 우리가 무한 책임을 진다는 입장에서, 그리고 이 악순환 고리를 끊는다는 입장에서 한 번쯤은 무공천하는 것이 맞지 않겠냐, 이런 주장들을 쭉 해왔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무소속 후보를 내세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이것은 꼼수 중에 상꼼수라고 생각한다"며 "차라리 공천해서 후보내는 게 낫지 후보내지 않는다고 해놓고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후보를 지원한다든지 시민후보라는 말하자면 포장지를 입혀서 시민들에게 내는 것은 더 무책임한 짓이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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