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열 열사는 광주진흥고의 자랑이자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를 다시 쓰게 한 순수한 청년이었습니다. 우리 동문 누구나 항상 그의 뜻을 기리고 잊지 않겠습니다”
5일 오전 광주시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찾은 고문도 광주진흥고 총동창회장과 동문들은 이한열 열사 앞에 고개 숙여 이같이 다짐했다.
해마다 이한열 열사를 찾아 추모식을 거행하는 광주진흥고 총동창회는 이날 33주기 행사를 코로나19 사태로 대폭 축소해 간소하게 치렀으나 그의 뜻을 기리는 마음은 다르지 않았다.
이 자리에 함께한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여사는 “한열아! 너의 모교 동문들이 오셨다. 코로나 사태에도 이렇게 많이 잊지 않고 찾아와 너무나 감사하고 고맙다”며 눈물을 애써 감췄다.
6월 민주항쟁과 대통령 직선제 개헌의 기폭제가 된 이한열 열사는 1987년 6월9일 '고문살인 은폐 규탄 및 호헌 철폐 국민대회'를 앞두고 연세대에서 열린 '6·10대회 출정을 위한 연세인 결의대회' 시위 도중 전투경찰이 쏜 최루탄에 뒷머리를 맞아 한 달 동안 사경을 헤매다 7월5일 22살의 나이에 숨을 거뒀다.
이후 전국서 불타오르는 민주화 요구에 결국 전두환 군부독재는 대통령직선제 개헌을 받아들이는 등 국민에게 항복 선언을 해야만 했다.
여기에 민갑룡 경찰청장이 지난 6월 9일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이한열 열사 33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여사에게 사과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6·10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명예회장인 배은심 여사에게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했다.
이한열 열사의 모교인 광주진흥고 후배들도 날마다 등·하교할 때마다 교정에 자리한 이한열 민주열사 흉상을 바라보며 그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이한열 열사를 기억하기 위해 진흥고, 수문초, 신창동 주민들이 힘을 합쳐 특별 전시회를 6월13일부터 17일까지 마련했다.
광주시, 광주시교육청의 후원을 받아 '기억해야 할 우리동네 오월 역사' 프로그램으로 진행한 이번 전시는 '이한열을 찾아라'는 주제로 열사의 모교 진흥고가 있는 신창동 주민단체와 마을교육공동체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전파하고 기억해냈다.
전시장에는 이한열 열사의 대학시절을 담아낸 탈 인형 전시 '큰 인형과 L의 운동화'가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고, 진흥고 역사동아리 '유월'의 '이한열 사진전'과 '예지책방'의 5·18부터 6·10까지의 민주주의 역사 이야기 책 전시인 '오월서가', 사진그룹 '허상'의 기록사진 등을 보러 방문객들이 줄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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