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생들이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천안·아산지역 대학생들도 적극 동참하고 나섰다. 또 '온라인 강의 운영현황에 관한 정보공개청구'까지 신청하며 학교를 압박하고 있다. 학교가 온라인 강의를 부실하게 운영하고도 등록금 반환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자 온라인 강의에 등록금이 제대로 사용됐는지 살펴보고, 학교가 관리 의무를 다했는지 판단해 등록금 반환의 근거로 삼겠다는 취지다.
3일 천안·아산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백석대와 호서대 학생들이 대학 측에 온라인강의에 대한 운영현황의 정보공개를 신청했다. 각 대학 1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정보공개를 신청할 경우 온라인 공동소송 플랫폼인 화난사람들이 학생들을 대신해 정보공개를 신청한다. 이날 100명 이상 학생들의 의견이 모아진 상명대와 남서울대, 백석예술대도 곧 정보공개청구가 접수 될 것으로 보인다.
화난사람들은 각 대학별 정보공개 신청을 다음달 16일까지 접수 받고 있어 지역학생들의 신청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공개 청구내용은 온라인 강의에 어떤 프로그램을 썼는지, 현장 실습 지원비가 얼마나 책정됐고 얼마나 집행됐는지, 교수들이 몇 번 강의를 했는지 등이다.
정보공개 청구를 신청한 학생들은 "1학기 온라인 강의가 대면수업보다 질 떨어진 강의를 받았기 때문에 등록금 일부 반환은 당연하다"며 "더구나 실습이 위주의 학과는 등록금에 실습비를 포함해 더 높은 등록금을 납부했지만 실습장소를 전혀 사용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수업의 질은 현저하게 떨어졌으면서 학교는 등록금의 일부 반환도 머뭇대며 침묵하고 있어 피해는 학생들이 고스란히 받는다"며 "구글클래스라는 기존에 있는 서버를 사용했는데 학교는 서버 유지에 비용이 들었다고 한다. 정보공개를 청구해 어디에 어떻게 비용이 들었는지 살펴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처음 시작하는 온라인 강의를 적응하는 교수들도 어려움이 많았다"며 "온라인 수업을 위한 서버증설 등 필요 장비 구입과 교내 방역 등 예상치 못한 비용이 들었기 때문에 학교도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등록금 일부반환으로까지 이어진다 해도 논쟁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천안아산지역 대학 중 등록금 반환을 두고 내부적으로 논의 중인 대학이 있는 반면 등록금 반환 자체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는 학교도 있기 때문이다. 또 반환을 결정한다 해도 금액 역시 각 대학별로 상이 할 것으로 보여 같은 지역 안에서도 등록금 반환에 대한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학생 김 모씨는 "온라인 강의 질 저하에 따른 분노가 등록금 반환으로 옮겨붙었지만, 결과적으로 수업의 질 저하는 예전부터 있었는데 이번 온라인 강의를 통해 정도가 심각해 진 것"이라며 "이번 기회로 학생들이 교수에 대한 평가가 교수 실적에 반영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근본적으로 수업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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