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의회 의장 선거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과 일부 경북도의원이 개입해 특정 후보자 만들기에 혈안이 돼 있다는 지적이다.
시의회는 3일 오전 10시30분 제8대 후반기를 이끌어 나갈 의장과 부의장 선거를 실시한다. 포항시의회는 미래통합당 19명, 더불어민주당 10명, 무소속 3명 등 총 32명의 의원들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통합당 소속 시의원 19명은 지난 1일 포항산림조합 사무실에서 후보 단일화를 위한 자체 사전투표를 실시했다. 투표결과 현 의장인 서재원 의원이 9표, 정해종 의원이 10표를 얻어, 정 의원이 통합당 시의회 의장 단일후보로 나설 예정이다. 부의장에는 재선의 백인규 의원이 선출됐다.
하지만 이날 사전 투표는 ‘정해종 밀어주기’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통합당 경북도당과 당협 차원의 ‘사전조율’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 시의원은 “지금 포항시의회 의장단 선거는 탈법이 난무하고 있으며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지고 있다” 며 “의장단 선출 투표도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없는 의회가 과연 주민을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회의감마저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이모 경북도의원이 지역 국회의원을 종용해 정해종 의원을 차기의장으로 앉히기 위한 방편으로 사전조율 투표를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이모 도의원은 차기 포항시장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인물이다. 이번에 선출된 정해종 의원과는 고교동창이자 친구이상의 정치적 동반자 관계로 전해졌다.
이모 도의원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정해종 의원을 돕거나 의장선거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김정재·김병욱 국회의원 역시 이번 의장선거와는 무관이라고 일축했다.
이와관련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발끈하고 나섰다. 민주당 한 의원은 “이모 도의원의 정치적 야망 때문에 포항시의회를 이용하려한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작태” 라며 “오히려 통합당 일부 의원들의 역선택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선택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4선의 복덕규 의원을 지칭한다. 복 의원은 ‘포항시의회 젠틀맨(신사)’의 닉네임을 갖고 있으며 “일 잘하고 노력하는 시의원”으로 정평이 나있다. 결국 3일 치러질 포항시의장단 선거는 누가 당선되든지 후폭풍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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