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간의 갈등이 연일 언론지상을 수놓고 있는 가운데,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추미애 법무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2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추 장관의 횡포를 보다 못해 (전날) 대통령에게 장관 해임건의안을 낼까 하는 생각을 해봤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추 장관을 탄핵소추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견이 당에 많이 접수되고 있다"며 "금명 간에 해임건의를 할 것인지, 탄핵소추를 할 것인지, 둘 다 할 것인지 결정해서 추 장관의 횡포를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추 장관의 횡포가 안하무인이다. 백주대낮에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을 이렇게 핍박하고 난폭하게 공격할 수 있는지 아연할 따름"이라며 "장관은 지휘권을 앞세워 지휘권의 권위를 넘는 압박을 가하고, 서울중앙지검장은 밑에서 치받으며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거부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대통령이 용인하니 이런 일이 생기는(것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추 장관은 전날 법사위 긴급현안질의에서 "더 지켜보기 어려우면 결단을 하겠다"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압박했고, 그 전날에는 역시 법사위에 출석해 "(조국 수사는) 과잉 수사, 무리한 수사"라고 했다. 지난달 24~25일에도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 "자기 편의적으로 조직을 이끈다"고 윤 총장을 공격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추 장관은 '더 지켜보기 이려우면 결단하겠다'고 했지만, 국민은 추 장관에게 지켜보기 어려운 광기가 흐른다고 느끼고 있다"며 "즉시 중단하고 국민에게 사과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의 발언에 앞서,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도 "최근 법무장관과 검찰총장 사이에 벌어지는 모습에 국민은 대단히 실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대통령이 '두 사람이 잘 협력해 문제를 풀어 달라'고 했지만, 두 사람 사이에 점점 더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며 "(그렇잖아도) 일반 국민은 경제 어려움 속 짜증스런 상황에 있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이 문제를 빨리 결말을 내 주는 게 현명하다"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한편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같은 자리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대안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 첫머리에서 "최근 아파트값 상승세를 보면 부동산 투기가 다시 만연된다는 얘기를 안 할 수 없다"며 "작년 11월 문 대통령이 '부동산 가격만큼은 정부가 안정을 자신한다'고 했는데 7개월이 지나 아직도 안정을 이루지 못하고 계속해서 부동산 가격이 천정을 모르고 상승하고 있는 실태"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그 동안의 대책을 보면 건설부(국토교통부) 장관이 나와 규제를 발표하고 재산세·보유세 인상 가지고 투기를 억제하겠다고 하는데, 그같은 억제 대책에도 부동산 가격이 꺾일 줄 모른다"며 "참고로 우리나라 과거 정부들도 부동산 투기가 일어날 것 같으면 상습적으로 하는 얘기가 '세금 인상, 규제 강화'였지만, 그같은 조치는 수십 년이 지나도 효과가 없다는 게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그런 조치 하나로 (부동산 상승이) 억제될 수 없다. 과거에는 특별히 세금을 도입해 부동산을 잡으려고도 했지만 한 번도 효과를 본 적이 없다"며 "정부는 보다 근본적으로 뭘 해야 하는지, 간접적 방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때 경제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지 보완해 달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확장재정으로 시중 유동성이 증가하고, 지금이 아니면 더 가격이 올라 집을 못 살 것 같은 심리 등이 중첩 적용된 점을 지적하며 "이런 것을 대통령이 잘 고려해서, 작년 11월에 말한 것처럼 부동산을 이 정부가 틀림없이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을 어떻게 입증할지 다시 한 번 입장을 표명해 달라"고 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부동산 관련 메시지는 문제에 대한 지적일 뿐 해법 제시는 없었다. 문 대통령에게 입장 표명을 촉구하며 '문제 출제'만 한 셈이다. 그는 전날 취임 1달을 맞아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야당은 여당의 실수를 먹고 산다"며 "야당은 항상 숨겨야지, 집권 가능할 적에 뭘 내놓는 것이다. 좋은 생각이 있으면 가만히 간직하고 있어야지, 미리 줄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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