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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습격에 쓰러지는 청년들...희망 위기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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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습격에 쓰러지는 청년들...희망 위기가 온다

[코로나 시대, 심리방역 전선 이상 없나?]

20대들의 운명이 지금 위태롭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칼끝을 겨눈 취약층은 알고 보니 20대였다. 2020년 상반기 여러 통계들이 보고하고 있는 자료들의 결론은 20대 자살 및 자살시도의 증가이다. 코로나 여파라고 할 수 있는 3~4월의 자살은 지난해보다 60%가 늘었으며, 전국적으로도 20대의 자살이 늘었는데 특히 서울은 가장 많이 늘어난 편에 속한다. 20대의 자살이 늘어나는 이유가 뭘까? 20대 청춘의 삶을 힘들게 하고, 인생의 꽃인 이 시기에 죽음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의 선택에 이르게 하는 뼈아픈 상황은 무엇인가?

코로나로 인한 경제 여파가 가장 위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바로 알바 중인 청년들이었다. 이미 몇 개의 금융기관과 경제 연구소에서 20대들의 경제적 곤란함을 알린 바 있다. 나라살림 연구소의 보고에 따르면, 20대들의 현금 서비스 이용률과 연체율은 3월부터 늘어나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은 현금 서비스를 쓰고 있고, 대출 연체액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고용 관련 통계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직격탄이 투하된 세대는 20대였다. 20대 연령층에서는 3월부터 실업률의 증가와 고용률의 감소가 나타나고 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잘라낸 일자리는 다름 아닌 20대들의 일자리였다. 경제적 어려움과 관련된 많은 지표들이 50대와 20대가 동시에 나빠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50대의 중소상공인들이 폐업 혹은 사업 규모를 축소하는 것이라면, 20대의 비정규직 혹은 알바생들은 일자리를 잃는 것이었다. 수입원이 사라져서, 현재 이 시기에 가장 궁핍한 빈곤을 경험하고 있는 것은 도시의 20대 빈곤층들이다.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삶의 자리도 없어졌다.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두 번째 이유는 20대 1인 가구의 주거 위기이다. 서울 1인 가구 중 20대는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그중에서도 여성이 많다. 2015년 조사에서 전체 20대 1인 가구의 37.2%가 주거빈곤에 해당되는 상태였다. 지금이 그때보다 더 어려워졌으니 주거빈곤은 더 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주거 위기는 금융위기만큼 치명적이다. 우리는 빈곤에 대한 가장 극적인 표현으로 '거리에 나앉았다'라는 표현을 쓴다. 경제적 위기는 주거의 위기로 이어져서, 이들은 아주 불안정하고 불편한 주거로 자신을 유지하고 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알바를 하고, 주로 고시원, 반지하, 옥탑방에 살아왔다. 지금 이들의 삶이 붕괴되고 있으며, 아르바이트가 끊기면서 주거는 이제 거리의 한 켠, 피시방의 한 켠이 되고 있다.

세 번째 이유는 경제 위기, 주거 위기에 이어 찾아오는 심리적 위축 그리고 은둔, 세상에서의 퇴각 즉 관계의 위기, 사회적 자본의 위기이다. 이들의 불안정은 사회적 활동의 위축과 관계망의 축소로 이어진다. NEET, 은둔형 외톨이의 주 연령층도 20대이다. 극단적 선택 이외에도 지금 이들의 고독사도 증가추세이다. 20대 사망 중 고독사 또한 이 1인 가구의 가장 비극적인 결과이다. 자살과 고독사의 경계에 서 올라서 지내는 20대들에게 세상은 너무 힘든 무대이다.

네 번째 이유는 희망 위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라진 취업 시험, 자격 시험, 그리고 이 시험을 치르지 못하면서 연기되거나 공중에 붕 뜬 온갖 기회들이다. 기회가 없어지면서 희망도 없어졌다. 희망이 없으므로 살 이유들이 사라졌다. 유학 갈 기회도, 해외 연수도, 해외 봉사도 취소되면서 부모에게서 벗어나지 못한 채로 알바도 하지 못하면서 컴퓨터나 하고 지내야 하는 상태의 청년들이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은 낙관적이지 않다. 포스트 코로나 담론은 더 듣고 싶지 않다고 한다. 어차피 코로나 전이나 후나 모두 힘들 거니까 듣고 싶지 않다고 한다.

이 네 가지의 위기는 치명적이다. 그 치명적인 증거는 자살시도율로 나타난다. 현재 국가응급의료정보망에 따른 통계를 보면 서울시 20대의 자살율은 다른 연령대의 4~5배 이상이다. 특히 20대 여성의 자살시도율은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을 뿐 아니라 타연령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들의 자살시도와 자살에 대한 개입은 이제 집중적인 서비스 대상이 되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4가지 위기는 바로 20대 여성에게 가장 심각하고, 다음 20대 남성 그리고 30대 남성으로 이어진다.

건강한 육체로 이겨내지 못할 것이 무엇이냐는 꼰대 발언은 가장 지겹게 듣는 녹음방송 같은 잔소리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19 국면에 들어 각 국가나 사회가 버리고 가는 계층이 있다면 한국의 경우는 20대, 자신들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청년 빈곤층은 버려지고 있다는 주관적 느낌을 강력히 받고 있다고 한다. 이태원 클럽을 다니는 청년이 이 세대의 대표가 아니다. 부모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사회의 도움도 받지 못하는 20대 외동이, 두동이들에게 자립과 자존은 지금 사치이다.

2020년 봄, 감염 재난 이후 4~5개월이 지나면서 가장 취약한 계층은 20대 청년임이 밝혀지고 있다. 정규직 회사 근처에 가 닿기도 어려웠던 이들이다. 1인 가구들이 밀집한 서울 변두리 주거빈곤 지역에서 희망 부재를 처절히 경험한 채로 극단적 선택의 갈등을 겪어내고 있다. 그리고 그들 중 일부가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19로 목숨을 끊고 이미 사라져 버렸으며, 그 후에도 죽음의 행진은 계속 되고 있다. 바이러스 방역에는 성공하고 있는 반면, 청년 생명의 위협을 지키는데는 실패하고 있는 셈이다. 효과적인 서울 청년 살리기 정책이 빨리 전면화되어야 한다. 정책가나 활동가들에게는 이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근처에 없으므로, 잘 보이지 않으므로, 사회에 나가 떠들지도 못하고 있다. 청년의 도시 서울에서 이런 일이 발생할 줄은 아마 몰랐을 수도 있다. 이제 알게 된 이후, 한 명의 청년이라도 지켜내기 위해서는 속도도 중요하다. 일단 캠페인 깃발이라도 먼저 올리기 시작한다. 곧 좋은 해결책들이 그들 앞에 가장 빠른 배달업체들보다 더 빨리 전달되길 바라고 우리도 그렇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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