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6.25전쟁 70주년을 맞은 25일 '종전'을 언급하며 북한에 대해 "세계사에서 가장 슬픈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에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 격납고에서 열린 6.25전쟁 제70주년 행사에 참석해 "이 오래된 전쟁을 끝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이 최근 대남 도발 발언을 이어오다 지난 24일 '군사행동 보류' 발표를 한 뒤 나온 문 대통령의 첫 대북 메시지다. 문 대통령의 종전 언급은, 난관에 부딪혔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같은 날 여당에서도 종전선언 재추진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문 대통령은 단호한 대응 또한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체제를 북한에 강요할 생각도 없다", "우리는 평화를 추구하며, 함께 잘 살고자 한다"면서 '평화'와 '상생'을 말하면서도, "누구라도 우리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한다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전쟁의 참혹함을 잊지 않는 것이 '종전'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6.25전쟁을 진정으로 기념할 수 없다"며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의 위협은 계속되고, 우리는 눈에 보이는 위협뿐 아니라 우리 내부의 보이지 않는 반목과도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6.25전쟁 당시 발생한 13만8000명의 전사자와 민간인 학살과 희생, 이산 가족의 고통 등을 언급하면서 "전쟁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면서, "전쟁이 끝난 후에도 남과 북은 긴 세월 냉전의 최전방에서 맞서며 국력을 소모해야만 했다"고 했다.
그는 "남북 간 체제경쟁은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면서 "통일을 말하기 이전에 먼저 사이좋은 이웃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는 반드시 이뤄야 할 책무"라고 강조하면서 북한에 대한 담대한 행동을 촉구했다.
이날 6.25전쟁 70주년 행사에는 70년 만에 귀환하는 국군전사자 유해 147구에 대한 봉환식이 열렸다.
봉환된 유해들은 미국 전쟁포로 및 유해발굴 감식국(DPAA; Defense POW/MIA Accounting Agency Center)에서 확인된 147구의 국군 전사자들이다. 유해 중 7구는 한·미 공동감식 작업을 통해 신원이 확인돼 유족들이 봉환식에 참석했다. 7인의 유해는 장진호 지역에서 발굴되었으며, 1950~1951년 전투지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문 대통령은 “고(故) 김동성 일병, 고 김정용 일병, 고 박진실 일병, 고 정재술 일병, 고 최재익 일병, 고 하진호 일병, 고 오대영 이등중사의 이름을 역사에 새겨넣겠다"면서 전사자들을 호명했다.
그는 "용사들은 이제야 대한민국 국군의 계급장을 되찾고, 70년 만에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며 “지체되었지만, 조국은 단 한 순간도 당신들을 잊지 않았다”고 했다.
국군 유해뿐 아니라 유엔군의 이름아래 싸운 미군 유해 6구도 자리했다. 해당 유해는 참전국에 대한 예우를 다한 뒤 유엔사를 통해 미 측에 송환될 예정이다.
이날은 높은 기온으로 인한 고령층 참석자의 안전을 고려해 6.25 전쟁 행사 최초로 일몰 이후에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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