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입항해 하역 작업을 하던 러시아 선원이 대거 확진 판정을 받아 보건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 선박이 입항하는 과정에서 검역이 허술했고 신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2차 피해를 키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시는 19일 코로나19 대응상황 브리핑을 열고 전날 부산 감천항에 입항해 하역 작업을 하던 러시아 선원 1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부산의료원에 입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들과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수리공, 도선사 등 92명은 현재 자가격리 중으로 다음날인 24일 전수검사를 시행해 2주간 격리조치를 계속해서 유지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21일 러시아 국적 냉동 화물선 A호(3933t)는 부산 감천항에 입항한 뒤 다음 날인 22일 오전까지 선박에 있던 선원들은 이틀간 화물 하역작업을 했다.
이후 검역당국은 러시아 선주로부터 교대근무 후 하선한 선장이 현지에서 코로나19로 확진됐으며 승선한 선원 10명이 확진된 선장과의 접촉자임을 통보받았다.
이에 부산항 검역소에서는 러시아 선원 21명에 대한 검체를 채취했고 작업에 참여했던 한국인 노동자는 별도 사무실에 격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후 9시쯤 러시아 선원 21명 가운데 16명이 확진되면서 작업에 참여했던 접촉자 92명을 자가격리 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 조사결과 A호 인근에 있던 동일 선사의 B호가 정박돼 있던 것을 확인하고 해당 선박에 있던 러시안 선원 21명도 접촉자로 분류해 검사를 할 계획이다.
특히 A호와 B호의 선원들이 교류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어 B호에서 작업을 한 항운노동자 63명도 자율격리 조치했고 시는 검사결과에 따라 후속조치를 할 예정이다.
그러나 A호가 부산항 입항 전 검역당국에 선장이 일주일 전 발열 증상을 보여 하선한 점을 미리 알리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전산으로 서류를 받아 검토하는 전자 검역이 아닌 검역관이 직접 승선해 검사하는 승선 검역을 해야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전날 의심환자 560명을 검사한 결과 2명이 양성 판정 받으면서 이날 부산에서 신규 확진자는 2명으로 늘어나 누계 확진자는 모두 149명이다. 확진자 모두 해외입국자로 카자흐스탄과 파키스탄에서 각각 입국한 것으로 확인돼 부산시 보건당국은 이들의 상세한 동선과 특이사항 등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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