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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진주박물관, 조선 무기 ‘소형화약무기’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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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진주박물관, 조선 무기 ‘소형화약무기’ 발간

고려 말 부터 조선 중기 이후 국내 소형 화약무기 748점

국립진주박물관은 고려 말부터 조선 중기까지 제작된 각종 소형총통과 부속품 등을 조사·연구한‘조선무기 조사연구 보고서Ⅰ: 소형화약무기’를 발간했다.

국내 유일의 임진왜란 전문 박물관인 국립진주박물관은 지난 2018년부터 2년여 기간 동안 국내 소형 화약무기의 조사·연구를 진행했다.

소형 화약무기 800여 점을 조사하고 보고서에 실린 수량만도 총 748점에 달한다. 본 보고서는 대량의 실물 자료를 바탕으로 과학적 조사와 문헌 자료를 연계, 종합적인 연구 결과를 도출했다.

▲국립진주박물관 조선무기 소형화약무기 표지.ⓒ국립진주박물관

‘조선무기 조사연구 보고서Ⅰ: 소형화약무기’는 국내 최대의 화약무기류 자료 집성이자 국립진주박물관이 계획·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 전통 화약무기 조사 사업의 첫 결실이다.

보고서에는 조사대상 800여 점 중 선별한 소형 총통 총 275건 292점과 조총 48건 50점(총신 24점 포함)의 사진 및 제원이 상세히 실려 있다.

화약무기의 기원과 발달, 명문과 기록으로 본 소형 총통과 조총, 소형 총통의 발전과 제작 기술, 조총의 등장과 원리, 화약의 도입과 발전 등 관련 연구 결과를 담은 논고도 함께 수록했다.

국립진주박물관은 지난 2년 동안 자료조사를 시작으로, 상세 제원 측정과 재료 성분 분석, 내시경 조사, 3차원 스캔(3D SCAN), 컴퓨터 단층(Computed Tomography 이하, CT) 촬영 등을 진행했다. 그결과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많은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도판- 승자총통.ⓒ국립진주박물관

무엇보다 명문 조사와 3D 스캔 등을 통해 조선 전기 소형 총통에 보이는 죽절(帶, 마디)의 의미를 다시 보게 됐다. 죽절 개수의 차이에서 총통의 종류에 따른 규칙성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연구에서 죽절이 총통의 표면적을 넓혀 발사 후 냉각 속도를 빠르게 해준다는 견해는 적어도 소형 총통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둘째로 소형 총통 275건 292점(조선 전기 170건 172점)에 대한 CT 촬영과 내시경 조사 결과, ‘국조오례의서례’병기도설의 기록을 바탕으로 진행된 선행 연구에서 주장되었던 격목부(격목통)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원·명 시대의 화총은 물론, 고려 말 고총통 부터 조선 중기 승자총통에 이르기까지 소형 총통의 내부 구조는 총구부터 약실로 갈수록 서서히 좁아지는 경향을 보일 뿐, 거의 일체형의 구조를 이루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조사 과정에서 국립경주박물관 소장품 가운데 내부에 격목이 남아있는 총통도 처음 발견했다.

▲도판-별양자총통.ⓒ국립진주박물관

셋째로 재료 성분의 비파괴 분석 결과, 동합금의 주석 비율이 낮은 사실(5~10wt% wt%는 중량퍼센트(weight percent)를 말한다. 충격값이 낮아지는 기점인 13wt%보다 적은 주석의 비율은 총통이 깨지기보다는 차라리 휘어지게 하는 데(연신율에) 방점을 두고 주조되었음을 보여준다.

넷째로 극소수의 소형 총통에서 아연이 검출되고 해당 소형 총통은 형태나 표면 부식의 측면에서도 의심스러운 정황이 많아 위작품으로 의심된다.

마지막으로 CT 촬영 영상 분석으로 조선 중기 총통의 내부에서 W, M, L자형의 채플릿 채플릿(chaplet)은 총통 주조(鑄造) 시 내형틀을 고정하기 위한 장치이다. (형지·型持) 흔적도 관찰됐다. 조선 전기 총통에서는 확인되지 않고총신이 길어지는 조선 중기 총통에서 관찰되어 총통 제작 기술의 발전 양상을 확인했다.

한편 위작품으로 의심되는 소수의 조선 중기 소형 총통에서는 채플릿이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향후 소형 총통의 진위 여부 판별에 결정적(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CT로 확인한 소형총통 내부 채플릿.ⓒ국립진주박물관

국립진주박물관은 이번 보고서 발간을 위해 국립중앙박물관·국립경주박물관·국립광주박물관·국립전주박물관 등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8개 국립박물관과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전쟁기념관, 육군사관학교 육군박물관·해군사관학교박물관, 경희대학교 중앙박물관 등 총 19개 기관의 소장품을 조사했다. 이밖에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와 경기도박물관, 한강문화재연구원으로부터는 자료를 제공받았다.

국립진주박물관은 이번 조사 결과와 보고서를 바탕으로 조선전기 소형 총통의 격목과 당시 화약 분석 작업 등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과학적 보존처리가 진행 중인 비격진천뢰와 천자·지자·현자·황자총통 등 현존하는 조선시대 대형 화포에 대한 조사·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국립진주박물관의 ‘조선무기 조사연구 보고서Ⅰ: 소형화약무기’는 비매품으로 국내 박물관 및 연구소, 국공립 도서관 등에 공공 자료로 배포될 예정이다.

▲ CT 단면상 분석을 통해 확인한 조선 전기 소형총통의 내부구조.ⓒ국립진주박물관

또한 해외 전쟁 관련 박물관 및 전시관 등에 보내어 국내 전통 화약무기의 현황과 연구 실적을 세계에 알리는 한편 향후 공동 연구 및 교류도 모색할 계획이다.

국립진주박물관은 “화약무기는 당대 최첨단 기술의 집합체로 시대나 나라별로 발전과 교류를 확인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 라며 “그간 전통 무기 연구 분야는 가까운 중국, 일본 등의 연구 업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진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에 CT, 3D 스캔 등 국립중앙박물관의 최첨단 장비를 활용한 연구를 통해 많은 새로운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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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경남취재본부 김동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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