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전격적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북한의 위협 발언과 행동이 이어져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미국과 협의를 위한 정부 특사 자격으로 방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청와대는 이를 부인했다.
이도훈 본부장은 17일(현지 시각) 미국 수도인 워싱턴 D.C 인근에 있는 덜레스 공항에 도착했으며, 방미 목적 등에 "지금 말하면 안됩니다"라며 침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본부장은 미국에서 누구를 만나고, 얼마나 체류할 것인지도 함구했으나 현재 벌어지는 남북 갈등 상황과 맞물려 트럼프 행정부와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방미 아니냐는 해석이 다수다. 일각에선 이 본부장이 미국 외교안보 인사들을 두루 만나 현재 상황을 공유하기 위한 문재인 정부 특사로 파견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외교부 김인철 대변인은 18일(한국 시각) 정례브리핑에서 "비건 부장관을 만날 예정이며 한미 수석 대표 협의가 될 것"이라며 "지금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 그리고 대응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비건 부장관과 회동 외에 다른 미국 인사들과의 만남은 비공개로 진행된다고 밝혀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나 현 상황을 논의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남북관계가 진전되지 못한 이유로 한미 워킹그룹을 지목한 바 있어, 비건 부장관과 워킹그룹 소통을 담당했던 이 본부장의 방미는 예사롭지 않다. 북미관계 교착에 구속되지 않는 범위에서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 진전에 자율권을 행사할만한 공간을 찾기 위한 논의도 오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정부가 현 상황을 계기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어느 정도 활동공간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한미 간에, 또 한국과 여타 주요국들과 긴밀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 소통은 한반도 제반사항에 관한 소통이고 그러한 소통이 유지되면서 정책들이 이루어지고 집행이 되는 것"이라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한편 청와대는 이 본부장이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것은 아니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이 본부장의 특사 자격 방문이 "추측성 보도"라며 "사실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 계획된 일정에 따라 미국을 방문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본부장이 미국에서 어떠한 외부 접촉도 없이 비공개로 미국의 주요 인사들을 만날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실상의 특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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