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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에서 두 발로 걷는 백악기 원시악어 발자국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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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에서 두 발로 걷는 백악기 원시악어 발자국 규명

진주교대 김경수 교수 등 연구진 네이처 자매지 발표

사람 발자국처럼 보이는 공룡 시대 의문의 발자국이 경남 사천에서 발견됐다. 이는 세계 최초 두 발로 걷는 백악기 원시 악어 발자국으로 규명됐다.

진주교육대학교 부설 한국지질유산연구소장인 김경수 교수(과학교육)가 경남 사천시 서포면 자혜리 '중생대 백악기 진주층'에서 발견된 세계 최초의 백악기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에 대한 연구 결과를 <네이처> 자매 국제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밝혔다.

논문은 6월 11일 자정에 "Trackway evidence for large bipedal crocodylomorphs from the Cretaceous of Korea(한국의 백악기 지층에서 발견된 대형 이족 보행 악어류에 대한 보행렬 증거)"라는 제목으로 발표됐다.

▲세계 최초 두 발로 걷는 백악기 원시 악어 발자국으로 규명됐다.ⓒ한국지질유산연구소 김경수 소장

현재 살아 있는 모든 악어들은 육지와 물속을 오가며 살아가는(반수생) 대형 파충류이고, 육지에서는 네 발로 이동한다. 지금까지 발견된 모든 악어류 발자국 화석들은 네 발로 걷는 4족 보행의 발자국 화석들이 발견됐다.

그런데 사천시 자혜리에서 발견, 연구된 백악기 대형 악어 발자국 화석은 두 발로 걸었던(이족 보행) 악어류가 남긴 흔적이다. 김 교수는 "이는 세계 최초의 발견이며, 두 발로 걷는 거대한 몸집을 가진 원시악어가 우리나라 백악기 호숫가에 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표된 두 발로 걷는 대형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 수 백 여점이 발견된 곳은 경남 사천시 서포면 자혜리 전원주택 부지 조성 공사 지역으로 약 1억 1000만 년 전 퇴적된 백악기 진주층에 해당된다.

두 발로 걷는 대형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은 발자국 길이가 18-24센치미터로 발자국 길이에 근거한 원시악어의 몸길이는 최대 3미터로 추정된다.

▲세계 최초 두 발로 걷는 백악기 원시 악어 발자국으로 규명됐다.ⓒ한국지질유산연구소 김경수 소장

이 원시악어 발자국은 '바트라초푸스 그란디스(Batrachopus grandis)'라는 새로운 이름(신종)으로 명명되고 이는 '대형 바트라초푸스 원시악어 발자국(large Batrachopus)'이라는 의미이다.

대형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은 발가락이 4개이며 첫 번째 발가락이 가장 작고 세 번째 발가락이 가장 길다. 발가락에는 마디의 흔적도 잘 보존되어 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발자국에는 발바닥 지문인 피부 자국이 보존되어 있고 발바닥 피부 자국은 현생 악어의 발바닥 피부 패턴과 거의 일치한다.

두 발로 걷는 대형 원시악어 발자국 보행렬은 같은 방향으로 걸어간 흔적 10여 개가 함께 발견다. 김 교수는 "이런 보행렬 패턴은 이 원시악어가 무리를 지어서 이동하는 습성을 가졌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세계 최초 두 발로 걷는 백악기 원시 악어 발자국으로 규명됐다.ⓒ한국지질유산연구소 김경수 소장

김 교수는 "대형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은 얼핏보면 사람 발자국과 아주 비슷하다. 걸어가며 남긴 보행렬도 사람 발자국 보행렬과 매우 비슷하다"며 "공룡 발자국과 함께 사람 발자국이 함께 발견되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천 자혜리에서 발견된 두 발로 걷는 악어 발자국 화석은 경남 남해군 가인리와 사천시 아두섬에서도 발견되었고, 이는 두 발로 걷는 익룡 발자국으로 해석된다.

김 교수는 "발자국을 남긴 주인공이 어느 동물인지에 대해서 이견이 남아있어서 알 수 없는 수수께끼의 발자국으로 여겨졌었다"며 "일부의 사람들은 공룡 발자국과 사람 발자국이 함께 발견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서 이 수수께끼의 공룡 시대 발자국은 익룡 발자국도 아니고, 사람 발자국도 아닌 두 발로 걷는 악어 발자국으로 최종 확인된 것이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초 두 발로 걷는 백악기 원시 악어 발자국으로 규명됐다.ⓒ한국지질유산연구소 김경수 소장

사람 발자국은 5개의 발가락이 있으며 첫 번째 발가락(엄지 발가락)이 가장 크고 길다. 반면에 백악기 대형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은 발가락이 4개이며 첫 번째 발가락이 가장 작고, 세 번째 발가락이 가장 길다.

이와 같은 형태는 기본적으로 현생 악어의 뒷발가락이 4개이고 세 번째 발가락이 가장 긴 것과 일치한다.

김경수 교수는 "사천 자혜리에서는 길고 두꺼운 4개의 발가락 자국과 악어 발바닥 피부 자국 패턴이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악어 발자국 화석이라고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국립문화재연구소 임종덕 복원기술연구실장은 "본 연구를 수행한 국제공동 연구진은 사천시 자혜리에서 발견된 발자국 화석이 세계 최초의 '두 발로 걷는 원시악어 발자국'임을 확신하기까지 많은 논의와 학술적 검토를 종합적으로 수행했다"고 했다.

연구진들은 ▲앞발자국의 흔적이 얕게 찍혀 있거나 혹시라도 연구자들이 발견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 ▲평소에는 네 발로 걷다가 일시적으로 두 발로 걸었을 때 남겨진 뒷발자국 흔적은 아닌가 ▲앞발자국이 뒷발자국에 의해 중첩되었기 때문에 관찰되지 않는 것은 아닌가에 대해 검토했다.

또 이들은 ▲수중에서 헤엄치는 악어가 뒷발로 바닥을 짚으면서 이동한 흔적은 아닌가 ▲원시악어의 무게 중심이 엉덩이 근처에 위치하기 때문에 뒷발자국이 앞발자국보다 더 깊게 찍힌 것은 아닌가 ▲경남 남해군 가인리 화석산지(천연기념물 제499호)와 사천 아두섬 공룡 화석산지(천연기념물 제474호)에서 발견된 유사한 발자국과는 무엇이 다른가에 대해 살폈다.

▲ 백악기 이족 보행 원시악어 복원도ⓒ한국지질유산연구소 김경수 소장

김경수 교수는 "연구진들은 심도 깊은 논의와 검토 결과 사천 자혜리의 특이한 이족 보행 발자국 화석들은 두 발로 걷는 원시악어가 남긴 발자국이라는 최종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사천 자혜리의 특이한 이족 보행 발자국 화석들은 발가락 마디 자국이 잘 보존되어 있었으며, 4개의 발가락을 가지고 있고, 독특한 발바닥 피부 자국까지 화석으로 남겨져 있다.

발가락 수와 마디, 그리고 발자국의 형태 등을 통해서 이 발자국 화석이 원시 악어 발자국인 바트라초푸스(Batrachopus)임을 확인하고 발바닥 피부 자국 패턴이 현생 악어 발자국의 피부 패턴과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의 1저자인 진주교대 김경수 교수는 "중생대 원시악어들 중에서는 두 발로 걷는 악어 골격 화석이 이미 발견되었다는 것도 이번 연구 결과가 새로운 연구 성과로 받아들여진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발자국 화석 보존 상태와 세계 최고의 다양성 등은 백악기의 생태계를 충분히 복원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한국, 미국, 호주의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 한국에서는 김경수 교수와 임종덕 복원기술연구실장, 진주교대부설 한국지질유산연구소 배슬미 연구원이 참여하고, 미국의 콜로라도 대학교 마틴 로클리 교수, 호수 퀸즈랜드대학교 앤서니 로밀리오 박사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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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경남취재본부 김동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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