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가 직업계고에서 진행되는 기능대회 중단과 기능반 폐지 등을 포함한 종합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교육 당국에 촉구했다. 앞서 기능대회를 준비하던 직업계고 기능반 고3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경주 S공고 故이준서 학생 사망 사건 진상규명과 직업계고등학교 기능반 폐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8일 기능대회가 열리는 구미시 금오공업고등학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기능반 소속 학생들은 ‘코로나19로 등교정지 시기’에도 메달 경쟁을 위해 기능훈련해야 하는 시간"이었다며 "(코로나19로) 물리적 거리를 강화하던 시기에도 고 이준서 학생은 합숙훈련을 강행하면서까지 죽음으로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앞서 4월 8일 S공고 기숙사에서 기능반 3학년 이준서 학생이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은 고인이 원치 않는 기능대회 준비를 강요받아 기숙사에 생활하던 중 스트레스를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교 측은 기능대회 관련해서 강요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대책위는 고인이 준비해온 기능대회의 문제점도 언급했다. 이들은 "대회 준비과정에서 3일 한 번씩 같은 작업을 수없이 반복하여 작업하면서 대회를 준비한다"며 "이는 일반 훈련과정과 다르게 느슨한 기능 학습이 아니라 모의고사를 보는 고강도의 집중력과 신체 한계에 도전하는 강도 높은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는 숙련기술자가 되기 위한 기능연마보다는 메달을 따기 위한 기계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고 이준서 학생이 2020년 지방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교내 합숙을 하면서 몸무게가 10kg이나 빠질 정도로 힘들어했던 이유"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것이 고 이준서 학생에게만 국한된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능반 학생들은 인간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쉼과 삶을 포기하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작은 차이’를 만들어 내야 했다"며 "메달을 위한 작은 차이는 혹독한 훈련을 감내해야 했고, 같은 작업을 수없이 반복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기능반 중심으로 운영되는 직업계고 교육은 대부분의 학생을 소외시키는 불평등한 교육환경을 낳고 있다"며 "선발 기능만 남아 있는 기능대회에 교육이란 없다"고 기능대회의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 사회가 메달 경쟁으로 학생들에게 고통을 강요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모든 학생이 차별받지 않고 평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경상북도는 8일부터 구미 금오공고 등 도내 9개 경기장에서 기능경기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기능대회는 자동차정비 등 47개 직종에 465명(고등학생 390, 대학생 6, 일반 69)의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12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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