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빼돌려 슈퍼카 등 펑펑 쓴 수천억 자산가들...이러고도 가업승계?

국세청 '반사회적 탈세 혐의' 24명 세무조사

코로나19로 서민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는 국민 분노를 자아내는 행태를 일삼는 기업 일가들이 수두룩하다. 국세청은 8일 회삿돈으로 슈퍼카 여러 대를 구입해 굴리고 세금을 탈루해 호화, 사치 생활을 하는 등 반사회적 탈세 행위 혐의자 24명을 선정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들은 1인당 평균 1500억 원에 육박하는 재산가들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번 조사 대상자 24명은 평균 1462억원(금융자산 52억원, 부동산 66억원, 주식 1344억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많은 노동자들이 무급휴직과 급여삭감, 실직 또는 실직 위기에 놓여있지만, 이들은 실제로 일하지도 않는 일가들에게 수억 원대의 고액 급여를 지급해 왔다. 전업주부인 배우자, 해외유학중인 자녀, 80대의 노모 등에게 1인당 평균 1억4000여 만원을 지급했다.

한 기업 일가는 회삿돈으로 슈퍼카를 6대나 업무용으로 등록해 놓고는 실제로는 가족들이 사용하고, 또다른 기업 사주는 불과 2대에 13억 원에 이르는 초고가 스포츠카를 회삿돈으로 구입해 전업주부인 배우자와 대학생인 자녀가 자가용으로 사용하게 했다. 물론 비용도 법인이 부담하게 했다.

이번 조사대상자 중 9명이 법인 명의로 총 41대의 고가 슈퍼카(102억 원 상당)을 보유했다. 7대나 보유한 자가 1명, 6대를 보유한 자 3명, 5대 보유자 1명, 3대 보유자 2명, 2대 보유자 1명이다.

이렇게 회삿돈을 자기돈처럼 쓰는 사주들은 탈세에도 남다르다. 국세청이 최근 4년간 연매출 100억 원 이상 법인 세무조사 사례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 실제 근무하지 않은 가족 등에 1억 원 이상 급여를 지급하고나 슈퍼카를 회삿돈으로 구매해 사적으로 유용하다가 탈루가 적발된 법인들은 추징세액이 일반 법인조사 평균 추징세액의 2~4배나 된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사주 및 이익을 제공받은 가족들의 재산 형성 과정 전반과 탈루 혐의가 있는 관련기업까지 철저하게 검증하겠다는 계획이다.

임광현 국세청 조사국장은 "증빙자료의 조작, 차명계좌의 이용 등 고의로 세금을 포탈한 행위가 확인되는 경우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 조치하는 등 엄중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광현 국세청 조사국장이 8일 세종시 국세청사에서 회삿돈으로 슈퍼카를 구입해 이용한 혐의 등으로 대재산가 24명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를 발표하고 있다. ⓒ국세청

다음은 국세청이 공개한 주요 탈루혐의들이다.

-유명 프랜차이즈 회사 사주는 일한 적이 없는 80대 후반의 부모와 배우자, 자녀를 임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놓고 5년 동안 약 45억 원 상당의 급여를 지급했다.

-창업주인 부친으로부터 알짜 중견기업을 물려받은 사주는 회사 명의로 총 16억 원 상당의 고가 슈퍼카 6대를 구입해 본인과 배우자, 대학생 자녀 2명 등 일가족 자가용으로 사용했다. 회사 명의로 27억 원짜리 고급 콘도를 구입해 가족 전용 별장으로 사용했고, 법인카드로 가족 명품 구입 및 해외여행 등 호화 사치생활을 누렸다. 임원 명의 위장계열사를 설립해 부당 통행세 이익을 제공한 뒤 되돌려받기도 했다.

-최근 친환경 소재 제품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회사 명의로 합계 13억 원에 달하는 초고가 스포츠카 2대를 사들여 전업주부인 배우자와 대학생 자녀에게 개인 자가용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또 회사 이름으로 80억 원 상당의 서울 강남의 초고급 아파트를 사들여 가족 주거용으로 사용했다. 배우자와 자녀는 법인카드로 명품 가방을 구입하고, 고급 유흥업소를 출입하기도 했다. 이들은 스포츠카나 명품 가방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자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