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10시에 열린 21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박병석 의원이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됐다. 이날 본회의는 국회의원 임기 개시 후 7일 째 되는날 국회의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열도록 한 국회법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원구성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장 선출을 강행한 민주당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미래통합당 소속 의원들이 일제히 퇴장해 사실상 21대 국회는 처음부터 반쪽 국회로 출발하게 됐다. 여야 합의 없는 단독 개원은 국회법이 개정된 1994년 이후 처음이다. 법정 시한은 지켰지만 여야 관계는 출발부터 격화가 불가피해진 셈이다.
통합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진행된 표결에서 박병석 의원은 투표수 193명 가운데 찬성 191표를 얻어 국회의장으로 선출됐다. 통합당을 제외한 민주당, 정의당, 국민의당, 열린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한 결과다.
연설에서 자신을 "의회주의자"라고 강조한 박 의장은 "소통을 으뜸으로 삼고 대화와 타협 중시하는 정치인"이라고 했다. 또 여당을 향해선 "압도적 다수 만들어준 진정한 민의가 무엇인지 숙고하시길 바란다"고 했고, 야당에게는 "당의 입장보다 국익을 우선한다는 신념을 실천해달라"고 당부했으나 사실상의 단독 국회 상황과 맞물려 빛이 바랬다.
곧이어 박병석 의장의 사회로 진행된 국회부의장 표결을 통해 김상희 의원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여성 국회부의장으로 선출됐다. 김 부의장은 표결에 참여한 188명 중 185명의 동의를 얻었다. 야당몫 국회부의장으로 유력한 정진석 의원에 대한 표결은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앞서 본회의가 개의되자 본회의장에 입장했던 통합당 의원들은 주호영 원내대표의 항의 발언 뒤 집단 퇴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6월 5일 첫 본회의를 열기로 한 조항은 훈시조항이라서 지키면 좋지만 반드시 지켜야 할 조항은 아니다"며 지난 18대 국회 당시 여야 간 의사일정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개원국회에서 의장단 선출을 하지 못했던 전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통합당이 본회의에 참석한 것은 여야 간 의사일정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오늘 본회의가 적법하지 않다는 말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여당 의석이) 177석이니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밀어붙인다면 21대 국회는 출발부터 순항할 수 없고 협치와 상생을 바라는 국민 요구에 어긋난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고 했다.
진통을 겪고 있는 원구성 협상과 관련해선 "(상임위원장 배분을) 의석 비율대로 가르는 전통은 평민당 김대중 총재의 요구로 지켜지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며 "오늘 인정되지 못한 본회의의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고 했다.
이처럼 개원 국회가 야당의 불참 속에 반쪽으로 진행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개원 연설도 미뤄졌다.
한편 민주당 김태년,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저녁 만나 원구성 협상에 나섰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통합당은 의석 비율에 따라 18개 상임위원장을 나누었던 관례에 따라 11(민주당) 대 7(통합당)으로 나누고, 법제사법위원회와 예결위원회는 야당 몫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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