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이하 노조)가 “2016년에 이어 대우조선해양에서 하청노동자가 또다시 대량해고되고 있다” 고 주장했다.
노조는 1일 오전 10시30분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강제 무급휴업으로 생계가 막막해져 조선소를 떠나고 있다. ‘권고사직’이라는 이름으로 불법 해고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원청 대우조선해양의 ‘솎아내기식 기획폐업’으로 대량해고 되고 있다” 고 실태를 고발했다.
지난달 30일 폐업한 대우조선해양 사내 하청업체인 소망이엔지를 사례로 든 노조는 “소망이엔지 폐업은 원청 대우조선해양이 2도크 전기의장업체 3개 중 1개를 폐업이라는 방식으로 줄여서 사실상 하청노동자를 대량해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망이엔지 이세종 대표가 지난해 노사협의회 자리에서 이미 “원청 대우조선이 2도크 전기의장업체 3개 중에 1개를 줄이려고 심사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4월 15일 노동자대표에게 폐업을 통보하면서도 “대우조선해양의 심사 결과 소망이엔지가 폐업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전한 내용을 알렸다.
노조에 따르면 소망이엔지 폐업으로 물량팀 노동자는 아무 대책이 없이 내쫓겼고, 시급제 노동자(본공)도 60여 명 중 23명만 다른 업체 수평이동 방식으로 고용이 유지되고 나머지 노동자는 일자리에서 쫓겨났다.
뿐만 아니라 쫓겨난 노동자는 임금과 퇴직금도 제대로 받지 못할 상황에 놓여있으며 소망이엔지 대표는 발생한 체불임금을 정부가 지급하는 체당금으로 떠넘겼는데, 그나마 노동자가 체당금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회사에 서류를 제출할 때는 회사 대표가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한 고소취하서를 같이 내야만 한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4대보험료 체납문제도 꺼냈다. "문재인 정부의 방관과 방치 속에 소망이엔지는 건강보험료를 무려 49개월이나 체납했다. 4대보험료 총 체납액은 10억 원이 넘고, 100% 노동자 피해로 돌아오는 국민연금 체납액만 약 1억 5000만 원 이라고 주장했다.
해고되지 않은 하청노동자들도 임금삭감이 뒤따르고 있다. 소망이엔지에서 세일전장으로 수평이동한 노동자들은 앞으로 토요일이 무급이 되어 한 달에 30만 원 넘는 임금이 삭감됐다. 세일전장이 올해 초 ‘신규 입사자는 토요일을 무급’으로 하도록 취업규칙을 바꿨기 때문이다. 소망이엔지에서 7년을 일했어도, 대우조선해양에서 수십 년을 일했어도 이제 노동자들은 신규입사자로 취급받아 토요일 무급 임금삭감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노조는 “대우조선해양 안에서 업체 이동을 할 경우 근속을 계속 인정해서 지급하던 자녀 학자금도, 이제는 근속을 인정하지 않고 신규 입사자로 취급해 받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며 “자녀 학자금 지급은 하청업체와는 관계없이 원청이 하청노동자에게 지급하던 복지제도이므로 그 기준의 변경은 곧 원청 대우조선해양의 방침에 따른 것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솎아내기식 업체폐업으로 하청노동자를 대량해고하고, 잘리지 않고 살아남은 노동자는 임금을 삭감하고 유일한 복지제도인 자녀 학자금마저 없애고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그 결과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동안 2790억 원의 천문학적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9년 1/4분기와 비교하면 39.8% 증가한 것이고, 바로 전인 2019년 4/4분기와 비교하면 무려 80.5%나 증가한 수치” 라고 했다.
이어 “하청노동자는 업체폐업으로 대량해고되고 있는데 원청 대우조선해양의 금고에는 막대한 돈이 쌓이고 있는 것이 재벌 세상이자 자본 천국인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그리고 코로나19를 핑계로 이 같은 현실은 더욱 강화되고 계속될 것” 이라고 우려했다.
노조는 소망이엔지 폐업은 그 시작이다. 원청 대우조선해양의 솎아내기식 업체폐업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6월 말 TCO 프로젝트가 끝나면 해양플랜트 10개 하청업체가 폐업한다는 것이 기정사실이다. 그리하여 2020년 한 해 동안 대우조선해양에서 3~4000명의 하청노동자가 대량해고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병재 의장의 고공농성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노조는 “소망이엔지 폐업으로 인한 대량해고를 앞둔 상황에서 57살 늙은 노동자 강병재는 2011년 88일 송전탑 고공농성과 2015년 4월 크레인 고공농성에 이어 세 번째 고공농성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업체폐업으로 대량해고되는 상황에서, 하청노동자의 선택은 아무말 못하고 쫓겨나거나, 고공농성을 하거나 둘 중 하나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비참하다. 최저임금 받으며 대우조선에서 하청노동자로 정년까지 일하기 위해서 세 번씩이나 목숨을 걸고 하늘 높이 올라가야 하는 현실이 참담하다” 고 했다.
대우조선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 강병재 의장은 자신이 다니는 소망이엔지의 폐업 소식에 지난 28일 새벽 4시 30분 사내 조명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대우조선해양 업체폐업과 하청노동자 대량해고 중단 △강병재 노동자 고공농성은 정당하다. 강병재는 땅으로! 하청노동자는 일터로! △문재인 정부 고용유지지원금 노동자 직접지급 등, 코로나19로 해고되는 비정규직 노동자 고용유지 대책 마련 △문재인 정부 현대 재벌 특혜 노동자 다 죽이는 대우조선해양 매각 철회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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