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선불카드 지급중단 사태에 반발한 공무원노조가 부산시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일부 부상자까지 발생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는 1일 오전 9시 부산시청사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화요청에 폭력으로 응답한 부산시의 갑질 폭력행정 규탄한다.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즉각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5월 27일 부산시의 일방적인 재난지원금 선불카드 지급중단 등에 반발하며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6일째 시청사 1층에서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변 권한대행에게 부산시와 공무원노조간 노정협의체 구성, 선불카드 지급중단 사태에 대한 책임 및 사과, 16개 구·군을 대상으로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갑질행정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 5월 28일 오전 노조원 50여 명이 손 피켓을 들고 선전전을 벌이다 부산시 직원이 농성 중인 조합원을 촬영했고 이에 항의하던 중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이 부산시 직원에게 밀려 쓰러지면서 손목뼈 골절로 전치 7주의 상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부산시가 재난지원금 선불카드 수요 예측을 잘 못해서 사태가 발생해 일선 공무원에게 부산시민의 항의와 업무가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이에 항의하는 노조를 부산시는 갑질로 면담을 거부하고 노동자이자 부산시민을 공무원이 밀어 넘어뜨렸다"고 주장했다.
박중배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장은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어려운 게 아니다. 소통되지 않는 시청과 구·군이 협의체를 만들어서 시정 현안을 논의하고 시정이 잘 돌아가도록 해보자는 뜻이지만 응하지 않았다"며 "이 과정에서 김재하 본부장을 의도적으로 밀치는 모습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책임자의 처벌을 촉구했다.
김 본부장은 "면담을 하자는 것은 정당한 요구다. 부산시의 정책이 변 권한대행이나 관료 몇 명으로 시행됐는가. 결국 구·군, 동사무소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이 없이 어떻게 수행할 수 있겠는가"라며 "폭행 당사자들은 지금이라도 나서서 사과해야 한다"고 부산시가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까지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들 노조는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와 예의도 없이 불통과 폭력으로 점철된 부산시의 관료행정을 강력히 규탄하며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직접 나서 폭력행위에 대해 공개 사과하라"며 "폭력행위 재발장지를 약속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공무원노조의 면담 요구에 즉각 응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노조는 곧바로 변 권한대행에게 면담을 요청하며 시청사에 진입하려 했으나 부산시 측은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사안"이라며 출입문을 열지 않았다.
노조는 출입문 앞에서 20여 분간 부산시와 실랑이를 벌이며 "권한대행 사과하라", "변성완은 나와라", "책임자를 처벌하라", "폭력사태 사과하라"고 촉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조는 변 권한대행과의 면담이 성사될 때까지 로비 점검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부산시는 노조와의 면담을 고려하고는 있으나 '부산시와 공무원노조간 노정협의체 구성' 부분에서는 수용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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