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북항 재개발지역 내에 생활형 숙박시설을 추가로 허가한 데 대해 당초 재개발 목적과 맞지 않는다는 지역민들의 집단반발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북항 막개발 반대 시민모임은 29일 오후 2시 부산시청 광장 앞에서 200여명이 모인 항의 집회를 열고 "부산시는 북항 재개발지역 D-3 구역 내 초고층 생활형 숙박시설 건축허가를 즉각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북항 재개발사업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핵심 공약 사항 중 하나로 부산시가 주요 시책으로 추진해오면서 중구, 동구 일원의 노후화된 부두에 대해 국비 8조5000억원을 투자해 시민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한 국제 해양관광과 경제 중심지로 조성하려는 사업이다.
앞서 지난달 23일 부산시가 사실상 아파트와 다름없는 생활형 숙박시설을 허가한 북항 재개발 지역에는 높이 59층의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예정으로 건물 높이만 200m로 동구 주민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산복도로의 2배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차수길 공동위원장은 "북항 재개발사업지 내 D-3 블록은 당초의 계획과는 완전 다른 생활형 숙박시설로 허가됐다"며 "부산의 마지막 자산인 북항 재개발 지역 해변이 기본 취지와 다르게 초고층 아파트와 레지던스로 제2의 센텀화가 되는 것을 차마 지켜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북항 재개발사업지인 D-3 블록은 당초 상업업무 구역 목적으로 재개발하기로 돼 사실상 공동주택 건립이 불허된 지역이다. 하지만 정작 상업시설은 1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1200실이 넘는 생활형 숙박시설인 레지던스와 주차장이 전체 면적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레지던스는 숙박용 호텔과 주거용 오피스텔이 합쳐진 개념으로 호텔식 서비스가 제공되는 주거시설이다. 실제로 동구청은 해운대 센텀시티처럼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항만 재개발사업 중 상업업무 지역의 경우 부산시의 도시계획 변경에 따라 사업성이 확보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개발 이익이 발생할 경우 부산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동구청의 주장이다.
이날 동구의회 배인한 의장은 "해당 건축허가 신청이 접수됐을 때부터 동구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표명했음에도 부산시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사퇴하는 당일 건축허가 단행됐다"며 "건물 높이가 산복도로 고도보다 높아 동구 주민들의 조망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건축허가를 이런 식으로 내도 되는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산시의회 김진홍 부의장도 "부산시가 동구 주민은 물론 관할 구청인 둥구청과 아무런 협의 없이 사실상 아파트인 생활형 숙박시설을 기습적으로 허가했다"며 "이는 부산 시민을 위한 문화 친수공간과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첨단 업무시설을 조성하겠다는 북항 재개발 기본 취지에 맞지 않는 만큼 당연히 취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부산시청 주변을 항의 행진하며 마무리한 뒤 조만간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면담 진행 요청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해양수산부는 부산시에 생활형 숙박시설로 분양할 경우 고급 주거용도로 전락할 수 있는 만큼 숙박시설 규모를 최소화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해양수산부의 공모 지침에 따라 건축 허가가 이뤄졌다며 법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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