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청와대에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여야정이 이번 회동을 계기로 협치에 나설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와 회동을 가진 것은 취임 이후 4번째로, 지난 2018년 11월 제1차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개최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이번 회동에선 의제를 따로 정하지 않았다. 배석자, 모두발언도 없이 곧바로 대화에 들어갔다. 통상 모두발언은 언론에 공개되는 점에 비춰볼 때 이례적인 형식이다. 국정 전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기 위해 생략하기로 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오전 11시 30분께 오찬 장소인 청와대 상춘재에 도착한 양당 원내대표는 발열 검사를 한 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강민석 대변인 등과 함께 환담을 나눴다. 이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악수 대신 '주먹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오찬 시각인 12시에 딱 맞춰 상춘재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과 두 원내대표는 간단한 안부 인사를 주고받은 뒤 식사 자리로 이동했다.
두 사람은 먼저 문 대통령에게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날씨가 너무 좋다"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예. 반짝반짝"이라고 답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건강은 괜찮으시냐"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예"라고 대답했다.
김 원내대표는 "오늘 대화도 날씨처럼 잘 풀렸으면 좋겠다"며 속마음을 드러냈다. 이에 주 원내대표가 "김 대표가 (상임위원장) 다 가져간다. 그런 얘기만 안 하시면"이라고 뼈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빨리 들어가는 게 아무래도 덜 부담스러우실 것"이라며 두 원내대표를 실내 오찬 자리로 이끌었다.
이날 메뉴는 정치권 회동의 단골 메뉴인 비빔밥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였던 지난 2017년 5월 여야 5당 원내대표와 첫 회동을 했을 때도 비빔밥 오찬을 가진 바 있다.
특별한 의제를 정하진 않았지만,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따른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3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 대해 의견을 나눌 보인다.
또한 20대 국회에서 한 차례 운영된 후 1년 6개월간 멈춰 있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운영에 대한 의견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계 부정 의혹 논란에 휩싸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문제나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대화 테이블에 오를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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