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 움직임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홍콩의 야당과 국제사회도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 움직임을 비판했다.
홍콩 현지 언론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4일 검은 옷을 입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수천 명의 시민이 중국의 홍콩보안법 추진에 반대하기 위해 코즈웨이만 쇼핑 거리, 글로스터 거리 등에 모였다. 이날 시위에는 "홍콩 해방. 우리 시대의 혁명", "중국 공산당에 천벌이 내릴 것", "홍콩 독립만이 유일한 탈출구" 등의 구호가 등장했다.
'우산 혁명'의 지도자였던 조슈아 웡은 이날 현장에서 "북경(중국 지도부)이 국가보안법을 발표할 때가 반격의 때"라며 국가보안법에 맞서 싸우고 해외 각국의 지원을 받기 위한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루탄 등을 이용해 시위대를 진압하고, 참가자를 체포했다.
한편, 이날 중국의 홍콩보안법 추진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대 성명도 발표됐다. 옥스퍼드대 총장을 지내고 있는 크리스 패튼 전 홍콩 총독, 맬컴 리프킨드 전 영국 외무장관, 테드 크루즈 미국 상원의원 등 23개국 정치인 200여 명은 성명을 통해 "중국이 일방적으로 홍콩보안법을 제정하려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홍콩의 자율성과 법치, 기본적 자유에 대한 포괄적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가혹한 법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고 개방적인 중국 국제도시 홍콩의 미래를 위험에 빠트릴 것"이라며 "만약 국제사회가 홍콩에 대한 중국의 약속(일국양제)을 믿지 못하게 되면 다른 문제에서도 중국을 믿기를 꺼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에 공감하는 각국 정부가 홍콩보안법 제정을 막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콩보안법 초안은 지난 22일 열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약칭 전인대)에서 소개됐다. 초안에는 △ 외국 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과 국가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활동 등 처벌 △ 홍콩 시민 대상 국가안보 교육 강화 등이 담겼다.
홍콩보안법은 전인대에서 대표들의 표결로 통과된 뒤 전인대 상무위원회의 최종 입법과 홍콩의 사실상 헌법인 '기본법' 삽입 절차를 거쳐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의회인 입법회가 아닌 중국 전인대가 홍콩 관련 법을 만드는 것은 1997년 홍콩 주권반환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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