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과거 이사장으로 있었던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 의혹이 확산하는 가운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주거복지시설인 경기도 광주의 '나눔의 집'도 후원금 집행 관련 내부 고발이 나왔다.
나눔의 집이 거액의 후원금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사용하지 않고 부동산과 현금자산을 마련해 향후 노인요양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라는 내용이다. 나눔의 집은 정의연과 함께 대표적인 위안부 피해자 지원 단체다. 현재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6명이 생활하고 있다.
김대월 학예실장 등 나눔의 집 직원 7명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나눔의 집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보금자리임을 내세우며 할머니들을 안전하고 전문적으로 돌보는 전문요양시설이라 광고했지만 실상은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무료 양로시설일 뿐 그 이상의 치료나 복지는 제공되지 않는다"며 "나눔의 집은 법인이 채용한 두 명의 운영진에 의해 20여 년간 독점적으로 운영됐고 운영진은 할머니들의 병원 치료비, 물품 구입 등을 모두 할머니들 개인 비용으로 지출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후원물품도 할머니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며 "쌀과 홍삼 등의 기부품을 외부로 반출하는 트럭에 직접 실은 적도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나눔의 집 측이 그동안 모은 후원금으로 향후 노인요양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법인이 막대한 후원금을 모집해 60억 원이 넘는 부동산과 70억 원이 넘는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써달라고 기부한 돈이 대한불교조계종의 노인요양사업에 쓰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 3월10일 국민신문고에 '나눔의 집에서 후원금을 건물 증축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며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민원에 따르면 나눔의 집에 지난해 25억 원이 넘는 후원금이 들어왔지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쓰인 돈은 한해 6400만 원 수준에 불과했다.
현재 경기도가 이러한 공익제보를 바탕으로 나눔의 집 법인에 대한 특별지도점검을 실시한 뒤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기 광주경찰서도 후원금 횡령혐의 등으로 나눔의 집 관계자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의혹에 나눔의 집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일축했다. 나눔의 집 시설장인 안신권 소장은 <연합뉴스>에 "후원금은 모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복지사업과 기념사업, 추모사업에만 쓰였고 법인을 위한 별도사업에 사용된 후원금은 전혀 없다"며 "역사관, 생활관 증축 등은 국도비로 모자라는 부분을 후원금에서 보탰으며 이 또한 할머니들을 위한 사업이라고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요양원사업에 대해서도 "일부 이사의 개인 의견이며 실현 가능성도 없다"고 했다.
그는 "할머니들의 의료비, 간병비 등은 모두 국비 지원이 된다"며 "지난해 6400만원의 후원금이 할머니들을 위한 교육·건강프로그램에 쓰였는데 6명의 할머니 가운데 4명이 거동이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적지 않게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나눔의 집 직원 10여 명은 이달 초부터 시설의 불공정 운영 의혹을 제기하며 보름 넘게 시설 측과 대치하고 있다. 내부 비리를 고발한 직원들은 "나눔의 집 소장 등이 후원금을 횡령하고 할머니를 학대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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