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군의 돈 선거, 매표는 어제오늘의 병폐가 아니다. 급기야 군수가 부정선거 혐의로 그 직위를 박탈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돈 선거의 유혹은 여전하다. 아직도 많은 군민은 누가 어떻게 돈을 잘 뿌리느냐가 당선의 관권이라고 생각한다. 능력이나 경력이 아무리 뛰어나거나 화려해도 돈 없는 후보자의 당선을 장담하며 돕기를 자청하는 군민은 어디에도 없다.
이전 군수 선거에서 A 후보 측에서 실제 있었던 이야기다. 선거가 막바지에 이르러 선거인명부를 지역면책에 전달하러 간 상황이었다. 보통 선거인 명부를 전달하는 사람에게 면책을 맡은 사람은 다과를 내놓으며 수고한다는 덕담을 전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왜 돈을 주지 않느냐? 상대방 면책은 이미 돈을 전달해 표의 향방이 그쪽으로 쏠렸다. 이제는 돈이 오더라도 늦었다”는 불평을 늘어놓더라는 경험담을 전해 들은 적이 있다.
의령에는 10명의 경찰이 1명의 돈 살포자를 잡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금권선거의 불합리성을 이야기해봤자 입만 아프다는 소리이다. 어묵의 일본말인 오뎅이라는 말이 입에 굳어져 아직도 순화되지 못한 것처럼 돈을 받아먹는 버릇이 굳어져 이제는 선거철만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지경이다.
보통 4년 만에 돌아오는 선거에 뿌려지는 돈의 평균가는 20만 원이라 회자하고 있다. 몇 년 사이에 많이 오른 금액이다. 20만 원 이하는 기본 취급도 못 받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1년이 365이면 4년은 1,460일이다. 20만 원을 1,460일로 나누면 하루에 136.986… 약 137원꼴이다. 자판기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금액에 양심을 파는 것이 부끄러운 의령군의 현실이다.
사실 양심을 판다는 것이라기보다는 일부 선민의식을 가진 몇몇 업자나 측근에게 농락당한 것이라는 표현이 옳을지도 모른다. 그러한 선민들이 다가오는 선거철을 대비해 또다시 활보를 펼치고 있으니 환장할 지경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요리라는 개구리 요리의 과정은 이렇다. 처음엔 미지근한 물에 개구리를 넣고 서서히 화력을 높인다. 적당한 온도에 기분이 좋아진 개구리는 점차 뜨거워지는 물에 적응하다 결국은 죽음을 맞이한다. 3만 인구가 무너진 지 얼마지 않아 지난 4월 기준으로 2만 7천이라는 인구절벽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군 해체라는 위기의식을 느끼는 군민은 보이지 않는다.
일부 촉각이 뛰어난 정치꾼들만 기회를 노리며 군수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자들이다. 여기에 겉치레만 보고 일신의 유, 불리를 따진 후 출마 예정자에게 달라붙는 지역민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의령군의 회생을 위해서 중도의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 돈맛에 찌든 사람을 회생시키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걸린다. 돈에 휘둘리지 않는 양심을 가진 중도성향의 군민이 썩은 물을 정화할 수 있는 특별한 대안을 가진 1급수 후보를 찾는 수밖에 없다.
전, 현직 군수가 구속되는 대한민국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실수가 아니다. 지능 지수가 모자라는 것이다. 후보 중에 잘 살펴보면 진정으로 의령군을 걱정하며 대안을 마련한 후보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제는 137원, 자판기 커피 3분의 1 값도 안 되는 동전에 양심을 팔고 4년 내내 자기가 뽑은 군수를 비난하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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