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3학년의 등교 일정이 오는 20일로 일주일 추가 연기된다.
11일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질병관리본부 등 방역당국과 협의를 거쳐 학생 안전 보장을 위해 고교 3학년의 등교 수업을 오는 20일로 일주일 연기하기로 했다"며 "교직원은 일과시간 중 많은 학생과 지속 접촉하는 등 학부모보다 학생 접촉이 빈번할 수 있다"고 연기가 불가피함을 밝혔다.
이에 따라 고3 학생의 등교 일정은 당초 황금연휴 후 일주일 후에서 14일 후로 미뤄지게 됐다. 통상 코로나19 잠복기 14일을 고려해 모든 사회 일정은 2주를 기준으로 그간 맞춰졌다. 교육부가 고3의 대입 일정을 고려해 해당 학년만 일주일 만에 등교하기로 일정을 조정했으나, 이번 결정으로 통상 기준인 14일 잠복기가 고3에도 적용된 셈이다.
당초 14일로 예정됐던 고3 학력평가 역시 20일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고3 등교 일정이 미뤄짐에 따라 유치원생과 초중등생 및 고교 1, 2학년의 등교 일정 역시 순차적으로 일주일씩 미뤄지게 됐다.
고3 등교 연기는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예고됐다. 이날 오전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입장문을 내 고3학년의 등교 여부를 20일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등 학교 방역 수준에 관한 우려가 교육계에서 컸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은 이태원 클럽 발 집단 감염 확산에 따른 조처로 풀이됐다.
박 차관은 "이태원 클럽의 확진자가 발생한 직후부터 지난 주말까지 추이와 역학조사 예의주시했다"며 "감염병 통제 가능성에 관한 우려가 크다는 판단에 따라"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고3의 올해 대입 일정을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확언했다. 박 차관은 "5월 말 이전에 등교가 개시된다면, 당초 변경한 대입 일정은 무리가 없다는 게 현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다만 "당초 계획보다 온라인 수업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전해 수업 질 하락에 관한 학부모들의 우려는 피할 수 없게 됐다.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학교 방역 수준 대응을 위해 희망하는 교직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 교직원 조사는 할 예정이 없다고 전했다.
박 차관은 "전체 교직원이 60만 명이 넘어 전수조사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며 "현재로서는 방역당국과 (검사받기를 원하는) 희망자에 한해 조사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교육부 브리핑에서 '당초 코로나19 잠복기 14일을 고려하지 않고, 고3 일정을 무리하게 13일로 결정했다 번복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교육부는 방역당국과 감염병 전문가, 시도교육청 등과 당초 협의한 결과였으므로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역시 당초 일주일 연기 결정은 합리적이었다고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5월 황금연휴 기간 문제가 발생했다면 최장 잠복일인 14일을 적용하는 게 맞지만, (코로나19의) 평균 잠복기는 일주일 이내"라며 "만약 (이태원 클럽 사태 등) 특이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당초 교육부가 결정한 5월 13일 개학은 합리적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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