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을 포함한 여성의 성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n번방'을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진 인물 '갓갓'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 혐의(아동 성착취물 제작·배포 혐의)로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로 닉네임 '갓갓'을 사용한 24살 남성 A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1일 밝혔다.
'갓갓'의 메신저 아이디 등을 특정해 수사를 벌여오던 경찰은 지난 9일 A 씨를 소환해 조사하던 중 자신이 갓갓이라는 자백을 받아 그를 긴급체포했다. A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신문(영장실질심사)은 12일 대구지법 안동지원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갓갓의 검거를 위해 갓갓 수사를 전담하고 있는 경북경찰청에 베테랑 사이버수사관을 투입하는 등 전력을 다해왔다. 이어 민갑룡 경찰청장이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갓갓에 대한) 상당한 단서를 확보했다"며 "이 단서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면서 용의자를 특정하기 위한 증거 자료를 선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히는 등 갓갓의 검거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갓갓은 텔레그램 상에서 가장 먼저 성착취물 공유 대화방을 만든 인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검거된 '박사' 조주빈도 갓갓의 n번방을 모방해 '박사방'을 운영했다.
갓갓은 지난해 2월 1번부터 8번까지 번호를 매긴 텔레그램 대화방을 운영해 'n번방'이라는 속칭이 붙었다. 각각의 방에는 각각 다른 특징을 가진 피해 여성들의 신상 정보와 성착취물을 올렸다. 특히 '일탈계'를 운영하는 여성들에게 경찰을 사칭해 "음란물 유포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며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이를 이용해 협박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갓갓은 지난해 9월 "수능을 준비해야 한다"며 n번방에서 종적을 감췄다. 그러다 돌연 1월 박사방에 나타나 조주빈에게 "나는 문상(문화상품권)만 받아서 추적해도 나오지 않는다", "핸드폰을 버리면 증거가 없어서 자수해도 감옥에 가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후 지난 3월 '박사' 조주빈에 이어 '부따' 강훈, '이기야' 이원호 등 텔레그램 성착취물 제작·유포 범죄 관련자가 수백 명 검거되는 동안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
갓갓이 붙잡히면서 경찰은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한 주요 운영자들을 모두 검거에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성착취물 제작·유통해온 'n번방', '프로젝트 N방', '박사방' 등 3대 텔레그램 성착취방 관련자들을 뒤쫓는 데 총력을 기울여왔다. 현재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뿐 아니라 '프로젝트 N방' 운영자 배모 군(닉네임 로리대장태범) 모두 구속 상태다.
갓갓이 구속되면 경찰은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구속된 조주빈, 강훈, 이원호 육군 일병 등은 모두 신상이 공개됐다.
한편 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7일까지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관련 517건을 수사해 430명을 검거했고, 이중 70명을 구속했다. 피의자는 20대가 173명으로 가장 많았고, 10대(134명), 30대(90명), 40대(25명), 50대 이상(8명)이 뒤를 이었다. 유형별로는 소지자가 160명으로 가장 많았고, 유포자 143명, 제작·운영자 116명 순으로 많았다.
확인된 피해자는 289명으로 경찰은 이중 233명의 신원을 특정했다. 피해자는 10대가 127명으로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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