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무일푼으로 건물주가 되는 '수상한 능력자'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국세청이 자기 돈 한푼 없이 고가 아파트를 취득한 91명 등, 고가 아파트를 샀거나 비싼 전세를 얻은 사람들 가운데 편법 증여가 의심되는 500여명에 대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2월에 이은 3개월만의 추가 세무조사다.
국세청은 최근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자금 출처가 분명하지 않고 탈세 혐의가 확인된 517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들어갔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국세청 자체 조사 결과 가족 등으로부터 편법 증여받은 자금으로 서울· 수도권 등의 고가 아파트를 사거나 비싼 전세를 얻은 것으로 드러난 146명, 그리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금융위원회 등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서울 부동산 거래 신고내용 합동조사' 후 세 차례에 걸쳐 국세청에 통보한 2000여 건의 탈세의심자료(1차 532건·2차 670건·3차 835건)를 바탕으로 선정된 탈루 혐의자 279명, 이밖에 다주택을 보유한 미성년 자녀, 호화·사치 생활 고액자산가, 고가 아파트 취득법인, '꼬마빌딩' 투자자 등 92명이다.
세무조사 선정 대상에는 다양한 수법으로 편법증여를 받은 사례들이 부지기수다.
△뚜렷한 소득이 없는 40대가 부친이 대표인 비상장 법인의 주식을 부친으로부터 매입한 후 단기간에 훨신 높은 가격에 되팔아 고가의 아파트를 취득.
△소득이 없는 어린 자녀가 서울, 제주 등 부동산 가격 급등지역에 소재한 주택 여러 채를 취득해 부모로부터 고액의 자금을 편법 증여받은 혐의.
△고가의 상가 빌딩(꼬마빌딩)을 배우자와 공동 매입했으나 배우자의 자금 등을 편법 증여받은 혐의.
또한 국세청은 차입금을 바탕으로 고가 아파트를 매입·전세 거래한 경우, 차입을 가장한 증여인지를 집중 검증하고 있다. 국세청이 자금 출처 중 '차입금'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은, 관계기관이 3차로 국세청에 통보한 탈루의심 사례의 전체 주택 취득금액 7450억 원 가운데 차입금이 70%에 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3차 자료 835건 중에서 취득금액 대비 자기자금 비중이 10%이하인 거래는 186건으로 22.3%에 달했다. 여기에 자기자금이 전혀 없는 거래도 91건으로 취득금액 576억 원(건당 6억3000만 원)이나 된다.
김태호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고액 자산가의 편법 증여는 대다수 국민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고 성실납세 의식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조사 과정에서 부정한 방법의 탈세가 확인되면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하는 등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은 2017년 8월 이후 부동산거래・금융자산 등을 통한 변칙적 탈루혐의자 3070명에 대해 자금출처 조사 등을 강도 높게 실시하여 탈루세액 4877억 원을 추징했다면서, 최근 세무조사의 주요 추징사례도 일부 공개했다.
△ 매월 수백만원을 ATM으로 개인 계좌로 입금하는 등 한의원 현금매출을 누락하고, 부친으로부터 증여 받은 현금으로 고가 아파트를 취득하는 등 탈루 소득에 대해 수억 원 추징.
△법인대표가 법인 자금과 부친으로부터 받은 자금으로 고가 아파트를 매입한 것이 드러나 수억 원을 추징.
△ 건설업자가 토지를 매입해 오피스텔을 직접 신축하는 과정에서 부동산을 자녀들 공동명의(50%)로 등기해 지분을 편법 증여해 수억 원 추징
△임대업자가 임대료 수익을 빼돌려 자녀 계좌에 현금 입금해 자녀가 다수의 부동산 매입했다가 수억 원 추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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