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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소 건설사 “발전기금 두둑이 준다며 농민들 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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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소 건설사 “발전기금 두둑이 준다며 농민들 회유...”

해남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 “풍력발전소 건설이 웬 말이냐!”

전남 해남군 고천암 간척지에 대규모 풍력발전소가 들어설 것으로 확인되면서 지역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농촌 마을이 들썩이고 있다.

대규모 풍력발전소가 들어설 예정인 고천암 간척지는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로 해남군의 대표적인 친환경 쌀 재배단지이다.

풍력발전소가 들어설 예정지 인근 부호마을(가구수 57. 주민수 99명), 기동마을(가구수 29. 주민수 53명)과 인접 길호마을(가구수 63. 주민수 128명), 신리마을(가구수27. 주민수 48명), 장활마을(가구수 51. 주민수 83명)주민들은 충분한 의견 수렴도 없이 풍력발전소 건설이 강행되고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하늘에서 바라본 풍력예상지 고천암 일대 ⓒ프레시안(최영남)

특히 주민들은 “3개월 전 업체가 주민설명회를 하면서 농사에 아무런 피해가 없고 마을 발전기금을 두둑이 준다고 회유해 부호·기동마을 주민이 찬성했다”며 “이는 농민들을 농락한 것이다”고 말했다.

40여 가구가 쌀농사를 짓는 부호마을은 발전소 건립 예정지로부터 약 900여m가 떨어져 있으며, 발전소는 용량이 84㎿로, 지난 2004년 완공된 고천암 간척지 논 350만여㎡ 안에 들어선다.

발전시설은 이 가운데 100만여㎡에 일정 간격으로 높이 100m 이상 대형 타워 20개를 올리고, 타워마다 길이 90m짜리 바람개비 3개를 달게 된다.

▲풍력발전을 위해 사업자가 고천암 간착지에 시험중인 풍력계측기 ⓒ프레시안(최영남)

농민들은 '농사를 방해하는 시설'이라며 반발하고 있고, 이곳 간척지에서 1만 9800㎡ 규모로 농사를 짓는 이 모 씨(연곡마을)는 “매년 2~3차례 친환경 농약을 헬기로 뿌려야 하는데 180m 원을 그리며 돌아가는 바람개비 옆에서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또 풍력발전소부지에 가장 많은 농토를 가진 기동마을 농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다.

김 모 이장(62)은 “3년 전부터 마을주민들이 똘똘 뭉쳐 동의 요구를 뿌리쳤는데 부호마을 등 가까운 2개 마을 찬성을 받아 허가가 기습적으로 신청됐다”며 “땅 주인들과 지자체 의견도 듣지 않고 허가 절차가 진행되도록 한 전기사업법은 분명히 악법이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는 “고천암 간척지를 ㄷ자형으로 둘러싸고있는 고천암 호수는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로 호숫가를 따라 생긴 습지와 갈대밭 면적이 165만㎡나 된다”며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이곳엔 멸종위기종인 천연기념물 황새·독수리·큰고니 등이 날아오고, 수달·삵 등 동물 387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구촌 가창오리 90% 이상 40만여 마리가 겨울나기를 하는 곳이다”고 전하며 “농민들이 수확할 벼를 일부 남기면서까지 희귀 조류 등과 오래전부터 공존해온 공간을 교란하는 시설물 설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해남군 관계자는 “3㎿ 이상 규모 발전소 허가는 산업통상자원부 소관이어서 해남군·전남도가 개입할 수 없고, 주민 동의 절차 없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곳에 건립할 풍력발전소는 대규모 시설로 업체는 지난 2월 허가를 신청해 마지막 절차인 전기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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