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발원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ABC뉴스와 인터뷰에서 "이것(코로나19 바이러스)이 우한에 있는 연구소에서 나왔다는 거대한 증거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우한연구소에서 발원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나는 증거를 봤다"며 관련 사안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여러분은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의 주장은 지난달 30일 미 국가정보국(DNI)이 발표한 내용과 결을 달리 한다. 미 정보국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에 의해 제조된 것이 아니란 과학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즉 이 바이러스가 트럼프 대통령이나 폼페이오 장관이 지목한 우한의 연구소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다만 미 정보국은 바이러스 창궐이 감염된 동물 때문인지, 우한 연구소에서 실험을 하다가 유출된 것인지에 대해선 더 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도 이날 미 국가정보국의 분석에 대해서는 "불신할 이유가 없다"며 동의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중국의 그 연구소나 다른 연구소 어디에도 가도록 허용되지 못했다"며 "중국에는 많은 연구소가 있다. 그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고, 이는 진행 중인 도전 과제"라고 중국을 비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입장이 분명하다. 우리는 그들의 책임을 물을 것이며 우리 자신의 시간표에 따라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은 트럼프 정부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거듭 부인해왔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코로나19 사태의 책임을 묻기 위해 관세 부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경제적 보복' 가능성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 책임론'을 지속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11월에 있을 대통령선거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 책임론'은 지지자들의 분노를 끌어내서 결집시키기 좋은 소재이기도 하다.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최고 경제 라이벌인 중국에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분노를 집중시키기로 한 것은 트럼프 재선팀이 집중하고 있는 선거 메시지의 한 축이기도 하다"며 "트럼프 재선 캠프는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베이징 바이든'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자신이 아니라 민주당 바이든 전 부통령의 당선을 바라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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