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건강 이상설에 더해 사망설까지 돌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재가 확인된 데 대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기쁘다고 말했다.
20일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건재를 과시한 김 위원장의 '복귀'에 대해 직접 환영의 뜻을 밝힌 것이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 속에서 정상 간 '톱다운 소통'을 통한 북미 관계의 모멘텀 마련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전날 북한 조선중앙방송 등이 김 위원장이 노동절(5·1절)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한국 시간으로 2일 보도한 지 하루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그가 돌아온 것, 그리고 건강한 것을 보게 돼서 기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순천 비료공장 준공식 참석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준공식 테이프를 직접 끊는 장면, 간부들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 행사에 많은 군중이 참석한 모습을 상공에서 찍은 장면 등 3개의 사진을 올린 다른 이의 트윗을 리트윗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인 이날 메릴랜드주(州) 캠프 데이비드 대통령 별장에 머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후 김 위원장의 활동 재개 소식이 북한 매체를 통해 보도된 직후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아직 그것, 김정은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말을 아낀 뒤 "우리는 적절한 시점에 그것에 관해 말할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이번 주말에 그와 이야기를 나눌 것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그럴지도 모른다(I may)"고 말하기도 했다.
전날 북측의 발표 직후 신중한 반응을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환영 트윗을 올린 것은 김 위원장의 건재에 대한 미국 정보당국 등의 최종 확인 작업이 끝났음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전날 미정부 소식통 발로 미국은 김 위원장이 생존한 것으로 강력히 믿고 있지만, 북한이 공개한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사진이 실제 1일 촬영된 것인지, 김 위원장이 20일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지 등에 관해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트윗을 올리기 50여분 전에 트위터에 선거 캠프의 동영상도 올렸는데, 이 동영상에도 지난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처음 만났을 당시의 '세기의 악수' 장면도 등장한다.
59초 분량의 이 동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 출마 및 당선에서부터 오는 11월 3일 재선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있었던 주요 사건들이 담겨 있다.
'처음에 그들은 당신을 무시했다', '그리고 나서 그들은 당신을 비웃었다', '그리고 나서 그들은 당신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불렀다', '트럼프를 위한 당신의 투표', '그들에게 모든 것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했다', '2020년 11월 3일(미 대선일) 당신은 어디에 있을 것인가'라는 자막과 함께 앞부분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지난 대선 라이벌이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의 모습도 지나간다.
북미 정상 간 싱가포르 악수 장면은 취임 선서 이후의 후반부에 지나가는데, 선거 캠프의 이 재선 홍보 동영상에 외국 정상이 등장하는 것은 김 위원장이 유일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만큼 북한 문제를 중요한 외교성과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마침 김 위원장의 건재가 확인된 가운데 관련 트윗을 올리기 직전 공개한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국면에서 김 위원장 관련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말할 수 없다며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함구'하며 신중 모드를 견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혼선을 키웠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받았지만, 미국의 정보자산 노출 가능성을 피하면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차원도 깔려 있다는 분석도 제기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행보 재개로 건강 이상설을 잠재운 김 위원장에게 직접 환영의 메시지를 타전함에 따라 북미 간 교착 국면에서도 신뢰를 확인해온 두 정상 간 '톱다운 외교'를 통해 돌파구가 마련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다만 북미가 기본 입장을 바꾸지 않은 상황에서 실질적 진전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김 위원장에 대한 유화적 제스처를 통해 북한의 추가 도발 등 궤도이탈 가능성을 차단, 대선 국면에서 상황 관리를 하려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는 분석도 있다.
AFP통신은 김 위원장이 공개석상에서 종적을 감췄던 것은 북미 정상 간 3차례의 만남에도 불구,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일어난 일이라면서 김 위원장이 건강에 이상이 있었거나 사망했더라면 불확실성을 키웠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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