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이 14명에 불과해 폐교위기에 놓였던 함양 서하초등학교가 우리나라 ‘작은학교’ 살리기의 모델이 되고 있다.
특히 학교뿐만 아니라 농촌지역 살리기와 인구증가에도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어 전국적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하초가 지역에서 학생 모집에 한계가 있자 전국을 대상으로 학생 수를 늘리자며 ‘아이토피아’라는 이색 공약을 내걸고 ‘학생모심 전국설명회’를 연 결과다.
우리나라 초등학교의 경우 작은학교는 전국적으로 2000여개, 경남만 163개교에 달하고 있다.
작은학교 기준은 ‘학생 수 60명 이하’이지만 특별한 사항이 발생하는 지역은 예외로 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경남의 60명 이하 작은학교는 초교 163개교, 중학교 60개교, 고교 9개교가 해당된다.
서하초의 작은학교 살리기가 더 관심을 끄는 이유는 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 변창흠)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이 농촌지역을 대상으로 ‘포용사회를 향한 농산촌 유토피아 실천 구상’으로 각종 인프라 구축사업을 함께 추진하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서하초가 ‘주택+일자리+교육’ 3가지 모두를 맞춤으로 우리나라 작은학교를 살릴 수 있다는 단초를 제공한 것이다.
서하초는 전학 오는 학생 가족에게 연 관리비 200만원만 내면 살 수 있는 새집을 제공하고, 학부모에게는 일자리를 알선해주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학생들은 특성화 교육을 받으며 전교생이 1억원 기금으로 매년 해외로 어학연수를 가고 장학금도 받게 된다. 그 결과 전국에서 서하초로 오기로 신청한 가정은 73가구 140명에 이른다.
모집 기간 중에 이미 너무 많이 지원해 모집 자체를 중단하지 않았으면 200명이 훨씬 넘었을 것이라는 게 학교 관계자의 얘기이다. 당장 폐교위기에 처했던 작은학교가 ‘기적’을 일으킨 것이다.
지난해 서하초의 전교생 수는 14명이었다. 올해 초 6학년 학생 4명이 졸업을 하면 신입생이 없어 10명만 남게 될 위기에 처했다. 전교생이 10명 이하로 줄게 되면, 분교로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학부모들이 다른 학교로 학생들을 전학시킬 수 있어 학교가 폐교 될 수 있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하지만 ‘학생모심 전국설명회’가 대박을 치면서 8가정에서 1학년 신입생 4명을 포함해 전·입학생이 17명(유치원 2명 포함), 학부모가 13명이 이주하는 결과를 얻었다.
또 유아 2명과 함께 오는 친척 2명까지 포함하면 34명이 농촌으로 귀농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인구증가에도 상당하게 기여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김해 두 가정 학부모 2명과 학생 1명, 학부모 2명과 학생 3명. 천안 한 가정 학부모 2명과 학생 3명. 서울 한 가정 학부모 1명과 이모 2명 학생 3명. 양산 한 가정 학부모 2명과 학생 2명. 거제 한 가정 학부모 2명과 학생 4명, 부산 학부모 2명과 학생 2명이다.
다른 지역에서 온 신규 전입생이 없었다면 올해 서하초 1학년 입학생은 한 명도 없었고, 전교생은 10명에 불과했다.
외부에서 15명의 인원이 수용되면서 전교생이 25명으로 늘어났고, 유치원까지 포함하면 30명으로 작은학교를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을 얻은 것이다.
뿐만이 아니다. 서하초는 빈집 등 여건으로 지원자를 다 수용할 수가 없어서 일부는 함양지역 내 타 초등학교로 소개해주기도 했다. 서상초 3명, 금반초 1명은 서하초로 오려다 옮긴 경우다. 이밖에 유림초 등에서도 입학 상담을 진행 중이다.
함양 서하초등학교가 ‘학생모심 전국설명회’를 연 2개월 만에 여덟 가정에서 학생 17명을 포함해 34명이 귀농하는 성과를 거뒀다. 서하초의 이같은 ‘기적’이 우리나라 ‘작은학교’ 살리기의 모델이 되고 있다.
서하초는 학생들의 파격적인 입학만이 아니라 학부모들을 위한 일자리도 앞장서 구해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함양 수동면에 위치하고 있는 전기자동차 완성차 회사인 에디슨모터스(회장 강영권)가 학부모들을 위한 채용 면접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입학의사를 밝힌 가구들은 지역 내에서 중·고교까지 진학이 가능한지도 확인했다.
지난해 11월27일 ‘학생모심위원회’를 꾸린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서하초의 이같은 ‘기적’이 일어나기까지는 지역민과 면사무소, 서하초등학교, 군청, 교육청, 의회, 동창회 등의 적극적인 의지와 고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무엇보다 전문가가 합류해 기획을 하고 진행을 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한 몫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