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경주를 고도다운 고도, 한국의 로마로 만들고 싶습니다”
경북 경주시 주낙영 시장의 ‘한국의 로마 경주’ 공약이다. 주 시장은 취임 당시 경주를 걷고 싶은 도시, 품격 있는 도시, 매력적이고 유쾌한 도시 등 도시행정에 대한 비젼과 철학을 밝혔다.
그는 또 “저는 행정학 가운데서도 도시계획 및 지역개발 전공이다. 5년간의 외국생활과 세계 30여국의 유명도시를 돌아다니면서 많은 것을 봤다” 며 “문제는 이를 실행할 리더십이다. 시민이 함께 참여하고 기획하고 협조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서 하나하나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면서 그는 보문관광단지 리모델링과 마이스산업, 황남⋅사정⋅인왕동 일대 전통한옥마을 정비등 총 9가지 공약을 시 홈페이지에 발표했다. 주로 시 외각지에 건립하는 사업이 대부분이다.
이 중 임기내 완성하는 것은 신라왕경 유적 디지털 재현과 마이스산업, 경북문화컨텐츠 진흥원 설치등 3가지 뿐이다. 나머지 신라역사관과 신라불교역사문화체험관 건립등 6가지는 임기내 착수로만 적시됐다.
걷고싶고, 역사문화를 대표하는 품격있는 경주 건설이 주 시장의 꿈이자 공약이건만 임기내 할 수 있는 ‘로마경주사업’은 3가지가 전부다. 이 또한 수 천억원의 국가예산이 수반 되야 하는데 현재로선 불분명하다.
주 시장은 세계의 많은 역사도시를 둘러보아도 경주처럼 고도로서의 품격과 이미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도시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이렇게 좋은 자원을 가지고 이를 제대로 보존, 활용하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고도 했다.
유럽처럼 걸으면서 관광과 음식, 쇼핑을 하나로 묶는 여행도시를 계획했던 것일까. 주 시장 임기 중반인 현재, 경주시내는 걷기는커녕 주말에도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텅빈 도시로 전락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더하지만 시내 중앙상가 상인들은 하소연을 쏟아냈다.
28일 한 상인은 “걷는 도시를 만들려면 교통이나 인도를 새롭게 설계해야 하는데 예전과 거의 변함이 없다”며 “로마와 경주를 비교하는 자체가 쇼에 불과하다”고 했다.
더 나아가 보문관광단지내 평일 저녁은 인적도 찾아볼 수가 없다. 이 지역 상인들은 한 달에 수 백 만원에 달하는 임대료 맞추기에 급급하다고 했다.
보문단지내 한 커피숍 주인 김모씨는 “지난 2년간 일을 했다. 주말을 제외하고 평일기준으로 보면 낮에도 손님이 별로 없지만 저녁 6시 이후엔 거의 손님이 없다” 며 “최근 코로나19로 더 심한 상황이어서 임대료 맞추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관광서비스 산업도 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이어야 한다고 주창한 주낙영 시장의 ‘한국의 로마 경주시’의 현실은 그저 고즈넉한 한 시골마을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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