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에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기념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이유와 관련, 정부는 북한 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한 방역 조치가 실시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예산안 및 현안보고에 출석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김 위원장이 취임 이후 태양절에 금수산 기념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이 특이동향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냐는 정병국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문에 "집권 이후 처음으로 참석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 태양절에서는 경축 연회나 중앙보고대회 등이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됐고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객 대상 역시 축소됐다"고 답했다.
코로나19 때문에 김 위원장이 참배하지 않은 것이냐는 정 의원의 이어진 질문에 김 장관은 "방역 상황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며 "(김정은의) 공개 활동을 평가할 때는 그런 요소를 살펴볼 수 있을 듯 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보름이 넘게 이어지고 있는 김 위원장의 잠행 배경도 건강 이상이 아닌 코로나19 때문일 수 있다는 게 당국의 파악으로 해석된다. 김 장관은 이날 북한 내 특이 동향이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김 위원장과 북한의 현재 상황에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은 통상적인 것은 아니지 않냐는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도 "특이하긴 하지만 코로나19의 방역 상황과 이로 인해 행사가 축소되고 취소된 것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재차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김 위원장에 대해 조언하기 위해 중국 의료진이 북한에 들어갔다는 지난 2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대해서도 "확인된 바 없다"며 "중국의 외교부 대변인이 (보도의) 출처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가짜뉴스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 상황을 좀 더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북한에 특사나 물밑 접촉 등을 위해 누군가를 파견하지 않았냐는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김 장관은 "코로나19 상황이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답해 양측 간 대면 접촉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일정 부분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이하 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의 건강 상황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그가(김 위원장이)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있다. 괜찮기를 바란다"며 "아마 곧 여러분은 (김정은의 상황에 대해) 듣게될 것"이라고 말해 김 위원장과 관련한 소식이 전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그는 지난 21일 언론 브리핑에서는 김 위원장의 상태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했으나 이후 23일 김 위원장이 수술 이후 심각한 위험에 놓였다는 첩보를 미국 정부가 지켜보고 있다는 CNN 보도에 대해 언론 브리핑에서 "부정확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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