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빨래' 숙제 내고 "수줍다" 성희롱 발언한 초등교사

학교 측 경찰 신고한 뒤 업무 배제...울산교육청 뒤늦은 수습에 논란 불가피

울산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의 외모를 평가하고 속옷 빨래 사진 올리기를 숙제로 내 논란이 일자 학교 측은 성희롱이 의심된다며 교사를 경찰에 신고했다.

28일 울산교육청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등교 개학이 미뤄지자 북구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 A 씨는 지난달 개설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대화방에 학생들의 개인 사진과 자기소개 글을 올려달라고 학부모들에게 요청했다.

이에 학부모들이 자녀 사진을 올리자 A 씨는 해당 글에 '저는 눈웃음 매력적인 공주님들께 금사빠', '우리 반에 미인이 너무 많아서 남자친구들은 좋겠다', '매력적이고 섹시한 OO' 등 성적 표현의 댓글을 달았다.

이후 A 씨의 댓글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한 학부모는 국민신문고에 해당 내용을 신고했고 관할 교육지원청은 개학을 하면 학교 측에 전체 교직원을 대상으로 성 인지 감수성에 대한 연수를 실시하겠다는 조치 결과를 내놨다.

당시 A 씨는 "입학식도 하지 못한 신입생들을 위해 나름대로 뜻깊은 준비를 하는 과정이었다"며 "사진을 보고 아이들 기를 살려주는 칭찬의 의미로 여러 가지 외모에 대한 표현의 댓글을 달았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 울산시교육청 전경. ⓒ울산교육청

하지만 최근에도 A 씨는 SNS 단체 대화방을 통해 주말 동안 효도를 실천해야 한다며 속옷 빨래 숙제를 내주면서 각자 속옷을 빨고 그 인증 사진을 찍어서 올려달라고 게시한 뒤 여학생들이 올린 사진에 부적절한 댓글을 달기도 했다.

해당 글에는 A 씨가 '공주님 수줍게 클리어', '이쁜 속옷 부끄부끄'. '분홍색 속옷 예뻐요' 등의 성적인 내용의 댓글을 썼고 이 사실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이 올라오면서 급속도로 확산돼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를 두고 애초 문제가 불거졌을 때 관할 교육청의 대응이 미흡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울산교육청은 성희롱 의심 정황을 경찰에 신고했고 A 씨를 업무 배제시키고 담임교사를 바꾸는 등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울산교육청 관계자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로 감사결과에 따라 해당 교사에 대해 징계 조치를 내릴 방침이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교직원을 상대로 성교육 실효성 제고 위한 교육방식을 재검토할 계획이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