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중항쟁 관련 사자명예훼손 혐으로 피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11일 이후 두 번째로 피고인 신분으로 광주를 방문했다.
27일 12시 20분경 경호인들의 보호 아래 법정 입구에 도착한 전 씨는 부인 이순자 씨와 함께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이동 중 "왜 책임지지 않습니까"라고 묻는 취재진의 물음에 아랑곳하지 않고 법정동으로 이동했다.
전씨는 5.18항쟁과 관련하여 '광주항쟁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 조비오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2017년 4월 발간한 자신의 자서전에서 비난했다.
이에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와 5.18 관련자들은 "사자의 명예를 훼손함은 물론 죄 없는 광주시민을 학살하고 뉘우치기는커녕 역사를 왜곡하는 전 씨와 그 동조세력을 용서할 수 없다"는 취지로 전 씨를 고소했다.
작년 3월 11일 광주지방법원 방문 때와 외견상 건강이 크게 달라 보이진 않았으나 취재진을 대하는 태도에는 작년과 달리 말을 아꼈다.
전 씨의 광주 방문에 관심을 가지고 현장을 찾은 5.18 관련자들과 시민들, 5.18 어머니 집 회원들은 흰 소복을 입고 전두환을 향해 "수많은 사람을 죽여놓고 반성은커녕 오히려 큰소리치더니 올해도 반성이나 뉘우치는 기색 하나 없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들은 전 씨가 법원 청사로 이동후에도 "광주학살 책임지고 전두환은 사죄하라"면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이어서 광주항쟁 40주년을 맞는 올해는 "광주항쟁을 왜곡하는 일이 더 이상 있어선 안된다"며 "작년 5월에 일부 보수단체들이 광주에 내려와 광주 민주화운동을 폄하하고 왜곡했는데 올해 또다시 그런 일이 발생하면 좌시하지 않겠다" 며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고소인 신분인 조영대 신부와 광주시민들은 "40년이 지나 늦은 감이 있지만 늦게라도 전 씨를 광주의 재판장에 세웠고, 재판을 통해 왜곡된 사실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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