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대상에 이주민과 이주노동자들이 제외되자 또 다른 차별과 편견으로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며 부산 시민사회단체가 정부와 부산시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 시민사회단체는 27일 오전 10시 30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집행하고 있으나 지급방식, 지급대상 등의 차별로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와 부산시는 재난지원금을 차별 없이 지급하라"고 밝혔다.
이어 "재난지원금이 재난상황에 처한 모든 사람에게 말처럼 취약계층에게 모두 지급되지 않는다"며 "애초에 정부와 지자체의 지급대상은 250만 이주민 가운데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이주민은 제외돼 있어 이주노동자를 비롯해 동포, 유학생이 배제되는 문제가 남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초지자체의 지원대상은 더욱 협소한 실정으로 연제구를 제외한 부산시 대부분의 구·군에서 이주민을 지급 대상에서 아예 배제하거나 결혼이주민으로 한정하고 있다"며 "재난으로 인한 피해와 고통은 누구라도 예외가 없는데 유독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이주민을 배제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주노동자 나와츠(30·파키스탄 출신) 씨는 "코로나19는 국적과 인종을 가리지 않고 이주노동자들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국 정부와 부산시 모든 구청에서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고 하지만 왜 이주노동자는 당연한 것처럼 배제되고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그는 "회사에서 건강보험 가입을 안 해줘서 마스크를 못 산 친구들도 있고 이주노동자는 회사, 기숙사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회사도 있었다"며 "누구도 배제되지 않아야 모두가 안전할 수 있으므로 재난지원금을 차별 없이 지급하고 우리 모두 함께 힘을 합쳐 코로나를 이겨내자"고 강조했다.
결혼이주민 두루가(43·네팔 출신) 씨는 "한국에 25년째 살고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외국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과 편견의 시선을 받고 있다"며 "이주민에 대한 재난지원금 배제는 매우 위험한 선례가 되어 한국사회의 공동체성을 위협할 것이다"고 차별 없는 재난지원금 정책을 만들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코로나19 정국에서 한국사회 구성으로서 이주민은 물론 방문자 한 사람도 정부의 방역과 의료 정책 대상에 예외는 없다"며 "정부와 부산시는 한국에 거소등록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차별 없이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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