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시장이 전두환 씨에게 "오월 영령과 광주시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진실을 밝혀라"고 촉구했다. 전 씨는 오는 27일 광주에서 열리는 5·18 형사재판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 시장은 26일 성명을 내고 "전두환이 다시 법정에 선다"며 "오월 영령들과 유가족들의 피맺힌 한이, 광주시민의 울분과 분노가 전두환을 다시 역사의 심판대에 세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1980년 5월, 무고한 광주시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최초의 발포 명령자는 누구인가?' 우리는 아직 그 대답을 듣지 못했다"며 "사죄와 반성을 모르는 후안무치의 전두환을 심판대에 다시 소환한 이유"라고 전했다.
이 시장은 "역사의 죄인 전두환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다"며 "오월 영령과 광주시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시장은 "(전두환이) 1년 전처럼 오만하고 불성실한 태도로 재판에 임한다면 오월영령과 광주시민을 모독한 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반드시 전두환에 대한 역사적 심판을 통해 정의로운 오월 역사를 바로 세우고 후대에 교훈을 남길 것"이라고 밝혔다.
5·18 단체들, 전두환 광주재판 출석 앞두고 차분한 대응 예고
5·18 단체들도 전 씨의 광주재판 출석을 앞두고 차분한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5·18 기념재단과 5·18민주유공자유족회,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 등 5월 3단체는 지난 22일 '전두환 출석 공동 대응 간담회'를 갖고 평화적으로 시위를 갖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전 씨의 재판 출석일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정한 간격을 두고 퍼포먼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5월 유족회와 5월 어머니회도 27일 법원 일대에서 5·18 추모제 때 입는 소복과 검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침묵시위를 할 예정이다.
작년 12월 12일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무릎 꿇은 전두환' 동상도 재판 당일 광주지법 앞에 등장한다. 이를 위해 전두환 동상은 지난 25일 광화문 광장에서 5·18 민주광장으로 옮겨졌다.
전 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고 조비오 신부의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을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 '사탄'이라고 비난해 2018년 5월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전 씨는 작년 3월 강제구인으로 재판정에 나타난 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등 이유로 1년이 넘게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왔다.
27일 재판에서는 재판부 변겅으로 인한 공판 절차 갱신이 이뤄진다. 전 씨는 이날 피고인이 본인인지를 확인하는 인정신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재판에 출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의 부인인 이순자 씨도 신뢰관계인 자격으로 이날 법정에 동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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