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 주낙영 시장은 취임 전, '경주시 공직사회의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공직사회, 시민사회, 지역경제계가 달라져야 한다. 과감한 변화와 혁신으로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경주는 그저 평범한 중소도시의 하나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고 말하며 강한 리더십을 거듭 밝혔다.
그렇다면 22개월이 지난 지금 경주시 공직사회는 과연 주시장의 리더십이 통했을까. 한마디로 ‘답보’상태, 그대로다.
아직 가야할 길이 많다는 여론이다. 특히 경주시 공무원 사회에서 특정 중,고 중심으로 이뤄지는 계보행정,즉 '학연타파'가 남아있다.
주 시장은 한 언론인터뷰에서 자신의 리더십에 대해 자신감을 피력했다. 주 시장은 “저에게 그런(시장) 능력과 리더십이 있느냐 자문해 본다. 물론 부족하다. 하지만 저는 그동안 주변의 많은 자치단체장들을 도와주고 지켜보면서 저들보다는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늘 가져왔다. 적어도 저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반면교사의 경험은 풍부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주시 공직사회에 대한 허심탄회한 소견을 밝혔다. 주 시장은 "경주시 공직사회를 혁신하고 싶다. 저는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경북도청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23개 시군을 비교적 소상히 잘 안다. 지역발전에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 바로 자치단체 공무원들이다. 그 사람들이 어떤 열정과 비전을 가지고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느냐에 따라 지역의 미래와 분위기가 달라진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이어 “제가 느끼기에 경주시청 공무원들은 (모두 다가 그런 건 아니지만) 대체로 소극적이고 일에 대한 열정, 헌신성이 부족하다. 가령 전국단위 또는 도 단위의 각종 공모사업이 많이 있는데 다른 시군 공무원들은 하나라도 더 채택되기 위해 창의적인 기획서를 만들고 부지런히 로비를 하는데 경주시청 공무원들은 그럴 줄을 모른다” 고 했다. 주 시장은 또 “예산철이 되면 한 푼의 예산이라도 더 따내기 위해 시장군수부터 나서서 열심히 노력하는데 (경주시 공무원은)그렇지 않다. 기껏 부탁한다는 게 감사를 안 받게 해달라든가 징계를 가볍게 해달라는 청탁이다. 자기 동네 마을안길을 포장하는데 돈 좀 지원해 달라는 민원성 사업들이 대부분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경주에서 사업을 하는 많은 분들이 책상에 앉아 법규만을 따지는 시청 공무원들의 고압적인 자세에 혀를 내 두른다. 큰 틀에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봉급쟁이로 감사에 걸리지 않고 제 자리보전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일을 한다. 저는 이런 공직사회의 소극적 분위기가 지역사회 전체의 성격을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시민사회의 혁신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주 시장은 지역 정치인들의 리더십 부재를 꼬집기도 했다. 주 시장은 “저는 시청 직원들을 일방적으로 나무라고 싶지는 않다. 지도자들이 큰 비전을 제시하고 공무원들이 목표달성을 위해 자발적으로 열심히 뛰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일부 정치인은)그런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지도자가 부패하면 부하들도 똑같이 부패한다” 며 “시장이 일머리를 모르거나 권위적이면 직원들은 소극적이 된다. 책 안잡히는 일만 하고 어영부영 눈치만 살피는 게 인간의 속성이다. 시장이 성과와 능력에 따라 공정하게 인사를 하지 않으면 직원들은 일보다는 연줄잡기에 골몰하게 된다. 시장이 인기위주의 전시성 사업만을 챙기면 직원들은 진짜 필요한 일은 하지 않고 윗사람 좋아하는 일만 하게 된다. 시민의 혈세는 헛되이 쓰이고 일하는 보람은 사라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렇게 강조하며 공약한 주 시장의 경주시 공직사회는 현재 얼마나 변화되고 혁신이 됐을까. 경주지역 시민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행정은 이론과 실천이 수반돼야한다. 주 시장의 경주시 공직사회 공약이행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절반 남은 재임기간 동안 ‘공약’이 ‘공염불’에 그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서투른 무당이 장구만 나무란다’는 옛 속담과 반구저기(反求諸己)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른는 건 취재기자만의 괜한 고민인지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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